“0원 계좌에 200만원?”…토스증권 전산오류, 투자자 신뢰 ‘직격탄’

증권·자본시장 / 최성호 / 2026-02-27 09:17:46
31분간 주문가능금액 왜곡 표시…“매매 영향 없었다” 해명에도 내부통제·리스크관리 도마
▲김규빈 토스증권 대표이사(가운데)가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9회 '금융의 날' 기념식에서 혁신금융 부문 금융위원장 표창을 받은 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자료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토스증권 모바일·웹트레이딩시스템에서 원화 주문가능금액이 실제와 다르게 표시되는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 일부 계좌에서는 0원이어야 할 금액이 200만원으로 나타나거나, 실제보다 수백만원 적게 표시되는 현상이 30여분간 이어졌다. 회사 측은 “매매 주문에는 영향이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투자자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증권사 시스템 관리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전날 오후 8시 17분부터 8시 48분까지 약 31분간 MTS와 WTS 홈화면의 원화 주문가능금액이 실제 잔고와 다르게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했다고 공지했다. 

 

회사는 “증거금 관리 시스템의 일시적 오류”라며 현재는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현재가와 호가 조회, 실제 매매 체결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투자자 반응은 싸늘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갑자기 계좌에 200만원이 생겼다”, “잔고가 사라졌다”, “매매내역이 조회되지 않는다”는 글이 잇따랐다. 

 

단순 표시 오류라고 하더라도, 증권사 앱의 핵심 지표인 ‘주문가능금액’이 왜곡됐다는 점에서 투자자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주문가능금액은 투자자가 실제로 매수 주문을 넣을 수 있는 한도를 의미한다. 이는 증거금률, 미수거래 여부, 당일 체결 내역 등과 연동돼 계산된다. 

 

이 수치가 잘못 표시될 경우 투자자는 매매 판단에 혼선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장 마감 이후 시간외거래나 해외주식 거래 등 실시간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구간에서는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표시 오류’로만 볼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증권사 시스템은 자본시장법상 전산설비의 안정성, 내부통제 기준 준수 의무를 부담한다. 

 

주문가능금액과 같은 핵심 지표는 리스크관리(RM) 체계와 직결되는 영역이다. 한 중형 증권사 IT 관계자는 “증거금 관리 모듈은 매매 리스크의 출발점”이라며 “이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토스증권은 출범 이후 간편투자,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등으로 젊은 투자자층을 빠르게 흡수해 왔다. 하지만 사용자 편의성을 강점으로 내세운 플랫폼일수록 전산 신뢰도는 더욱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최근 금융권 전반에서 전산 장애와 보안 사고에 대한 금융당국의 모니터링이 강화되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관건은 재발 방지 대책의 실효성이다. 토스증권은 “시스템 전반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원인 분석과 개선 로드맵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오류 발생 경위, 내부 통제 절차, 향후 점검 계획을 보다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신뢰 산업”이라며 “잔고와 주문가능금액은 고객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지표인 만큼, 단 몇 분의 오류라도 브랜드 신뢰에 장기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갑자기 생긴 200만원’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지 모른다. 그러나 자본시장에서 숫자 하나의 오류는 곧 신뢰의 균열로 이어진다. 

 

토스증권이 이번 사안을 계기로 플랫폼 성장 속도에 걸맞은 시스템 안정성을 증명해 보일 수 있을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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