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중위권 판도 요동…한투운용, ‘초저보수’로 3위 탈환

증권·자본시장 / 김소연 / 2026-02-24 09:14:15
보수 0.017% 승부수 통했다…개인 자금 흡수
점유율 8.5%로 삼성·미래에셋 이어 톱3 안착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초저보수’ 전략을 앞세워 KB자산운용을 제치고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 점유율 업계 3위 자리를 탈환했다. 삼성·미래에셋의 양강 체제 아래 3위권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급성장하는 ETF 시장의 중위권 판도 변화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8.5%로 집계됐다. 전년(7.6%) 대비 0.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7.8%에서 7.1%로 하락한 KB자산운용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 급성장하는 ETF 시장에서 보수 인하와 마케팅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습/사진=토요DB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약진 배경에는 대표 지수 상품의 파격적인 보수 인하 전략이 자리한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ACE 200’의 총보수는 연 0.017%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업계 1·2위인 삼성자산운용(0.150%), 미래에셋자산운용(0.05%)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다. 장기 투자 시 비용 차이가 누적 수익률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개인 투자자 자금이 유입됐다는 평가다.

브랜드 재정비 효과도 맞물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2년 기존 ‘KINDEX’를 ‘ACE’로 리브랜딩하며 상품 라인업을 정비했다. 초저보수 정책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 전략이 동시에 작동하며 점유율 상승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ETF 시장 자체의 급성장도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ETF 순자산은 지난해 말 297조원에서 올해 1월 348조원으로 한 달 새 50조원 넘게 증가하며 17% 급증했다. 지난해 상위 10개 운용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8798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이상 늘었다.

늘어난 수익은 다시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 재원으로 쓰이고 있다. 상위 10개 운용사의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526억원으로 2년 전보다 48.4% 늘었다. 개인 투자자 중심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브랜드 인지도와 상품 노출이 점유율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ETF 시장 1위는 삼성자산운용(38.2%)이 수성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32.8%)이 뒤를 잇는다. 양사의 합산 점유율은 70%를 웃돈다. 다만 3위권 이하 운용사 간 격차는 크지 않아 향후 점유율 변동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4위로 밀린 KB자산운용(7.1%)과 한화자산운용(2.7%) 등 후발 주자들의 반격도 예상된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ETF 시장이 확대되면서 점유율 확보를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 비중이 커진 만큼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점유율 확대를 위한 보수 인하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대형 운용사 간 ETF 보수 인하 경쟁은 과거에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하다”며 “투자자에게는 낮은 비용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와 과도한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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