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무역협상 고위급 연쇄 회담…‘대미 투자 조건’ 이견 좁히기 총력

정치·사회 / 최성호 / 2025-09-17 08:42:27
여한구 통상본부장, 美무역대표와 협의…日보다 늦은 관세 인하에 車업계 타격 우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워싱턴 DC 미국무역대표부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와 한미 관세 협상 진전 방안 등에 대한 논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한국과 미국 간 무역협정 최종 타결을 위한 고위급 협상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동을 갖고, 대미 투자 이행 방식과 자동차 관세 등 핵심 쟁점을 놓고 협의를 이어갔다.


앞서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지난주 미국 상무부 하워드 러트닉 장관과 회담한 데 이어, 양국 통상 당국 수장 간 연쇄 협상이 본격화된 것이다.

여 본부장과 그리어 대표의 이번 회동은 지난 7월 30일 양국이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에 ‘큰 틀의 합의’를 이룬 이후, 협정 세부 이행 조건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양국 합의를 재확인했지만, 여전히 구체적 이행안 마련을 두고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한국이 제안한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체적 구성과 운영 방식을 놓고 양측 간 이견이 집중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투자처 결정권과 수익 배분 우위를 미국이 갖는 일본식 투자모델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정부 재정과 외환시장 안정성을 이유로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관세 문제도 긴급 과제로 떠올랐다. 일본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한국보다 앞서 타결하면서, 25%였던 일본산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된 반면, 한국산 자동차는 여전히 25%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 자동차 시장 수출 1위 품목이 바로 완성차인 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불공정하거나 국익에 반하는 합의를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관세 차별 장기화가 수출 전략에 부담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여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와의 회동 외에도 미국 조야 인사들과 다면 접촉을 통해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정치적·외교적 지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간 이견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운 만큼, 외교·경제·통상 채널을 복합적으로 활용한 전략적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성호
최성호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최성호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CJ그룹이 중앙일보 본입찰을 사흘 앞두고 다우키움그룹과 공동 인수를 추진하면서 막판 행보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현 회장의 기존 투자 결정 패턴에 비춰 새로운 제안이나 거래조건 변화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19일 중앙일보 인수 본입찰에 참

    2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3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의 핵심 변화는 자동차 제조기반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데 있다. 기존 공장과 공급망을 인공지능(AI)·로봇 기술의 실증 및 사업화 기반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 중심의 산업구조를 확장하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을 이어받았다. 정몽구 체제가

    4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이 법인 재편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 대응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로비업체의 활동 종료 신고가 확인된 가운데 올해 신설법인이 체결한 계약에는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공식 의제로 등장했다.16일 토요경제가 미국 연방의회 로비활동 공개시스템(LDA)과 SK하이닉스 공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의 미국

    5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정부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을 한국형 녹색대전환(K-GX)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 기술 실증과 함께 청정수소·전력의 조달비용을 낮추고 자동차·조선업계의 저탄소 강재 구매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다.14일 산업통상부와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발표한 K-GX 전략에서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포스코그룹(회장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