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7개월 만에 꺾였지만 거래는 늘었다…세금 회피성 급매 영향

부동산·건설 / 최성호 / 2026-04-16 08:15:36
3월 실거래가 잠정지수 0.59% 하락…강남3구 중심 조정, 시장은 “정책 효과보다 양도세 중과 종료 앞둔 매물 출회” 분석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이 3월 들어 가격 조정과 거래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흐름을 보였다. 실거래가격은 7개월 만에 하락 전환이 예상됐지만, 현장에서는 급매물이 빠르게 소화되며 거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규제 기조가 시장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시장에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절세성 매물 출회가 더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급매물 안내문 모습./사진=연합뉴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 잠정치는 전월 대비 0.5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가 확정치로 이어지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는 것이다.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1.90% 상승해 1월보다 오름폭을 키웠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만에 분위기가 바뀐 셈이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잠정지수도 0.50% 하락했고, 수도권은 0.64% 내렸다. 경기도는 0.68%, 인천은 0.47% 각각 떨어졌다.

권역별로는 강남·서초·송파구와 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동남권 3월 잠정지수는 2.96% 떨어져 서울 5대 권역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어 용산·종로·중구가 포함된 도심권은 0.45%, 마포·은평·서대문구가 있는 서북권은 0.31%, 노원·도봉·강북·성북구 등이 속한 동북권은 0.12% 각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강서·관악·동작·영등포구 등이 포함된 서남권은 0.06% 상승해 대조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정책 효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다음 달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 보유자들이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기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았다.

 

이 거래가 실거래가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해석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3월 들어 매수세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매도자들이 가격을 낮춘 물건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다”며 “특히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매물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급매 비중이 뚜렷하게 늘었다”고 말했다.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도 “예전처럼 호가만 높게 불러서는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며 “가격을 현실화한 매물만 빠르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수요자 움직임도 달라지고 있다. 대출 부담과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 조정된 가격의 매물을 선별적으로 매입하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마포구에서 매수를 검토 중인 한 40대 실수요자는 “전반적으로 시장이 약해졌다기보다 가격 협상이 가능한 매물이 많아진 느낌”이라며 “급매는 바로 거래되지만 일반 호가 물건은 여전히 쉽게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3월 수치를 놓고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냈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와 고가 1주택 보유자들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한 것이 실거래가 지수 하락 전환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시장의 방향이 완전히 꺾였다기보다 세제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불안한 조정 국면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대형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도 “정책 기조가 심리에 일부 영향을 줬을 수는 있지만 이번 하락은 세금 일정과 급매 거래 증가의 영향이 더 크다”며 “5월 이후 매물 잠김 여부와 거래량 흐름을 함께 봐야 정책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변수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다.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된 뒤에는 다시 매물이 줄어드는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거래량은 둔화하고 가격은 지역별로 혼조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금리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질 경우 일부 지역은 추가 조정을 피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결국 3월 서울 아파트 시장은 정책 변화와 세제 일정, 매도자 절세 수요가 겹치며 일시적으로 가격이 눌린 상황으로 보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거래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회복장으로 보기 어렵고, 가격이 내렸다는 이유만으로 본격 하락장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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