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한덕수 재판관 지명' 효력정지…野 "지명 철회하고 국민께 사과해야"

정치·사회 / 장연정 / 2025-04-17 08:04:50
이완규·함상훈 후보자 임명절차 속행 정지…재판관 전원일치 가처분 인용

민주 "당연한 결정" vs 국힘 "매우 유감"

▲ 사진출처 = 연합 제공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8일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행위의 효력이 헌법재판소에서 정지됐다.

 

헌재는 지난 16일 법무법인 도담 김정환 변호사가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하며 이같이 결정했다.

 

한 대행이 지난 8일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행위의 효력은 일시 정지된다. 

 

정지 기한은 김 변호사가 낸 '재판관 임명권 행사 위헌확인' 헌법소원의 선고 시까지다.

 

헌재는 한 대행이 지명에 잇따르는 인사청문요청안 제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 요청 및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 등 일체의 임명 절차도 진행하지 못하도록 했다.

 

헌재는 가처분과 헌법소원 본안 결정의 결론에 따라 발생할 불이익을 비교한 뒤, 설령 본안 헌법소원이 기각되더라도 가처분을 받아들여 지명 행위의 효력을 정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가처분을 기각할 경우 이 사건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절차가 그대로 진행돼 피신청인이 이 사건 후보자를 재판관으로 임명하게 될 것"이라며 "(한 대행에게) 임명할 권한이 없다면 피신청인의 임명행위로 인해 신청인만이 아니라 계속 중인 헌법재판 사건의 모든 당사자의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처분이 기각됐다가 헌법소원 심판 청구가 인용될 경우 이 사건 후보자(이완규·함상훈)가 재판관으로서 관여한 헌재 결정 등의 효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등 헌재의 심판 기능 등에 극심한 혼란이 발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본안심리 결과 한 대행에게 임명권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난다면 두 후보자가 관여한 재판에 대한 재심이 크게 늘어나는 등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심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더라도 '부적격 재판관'에 의한 결정이 효력을 갖는 셈이 돼 "헌법재판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헌재는 우려했다.

 

이에 헌재는 "가처분을 인용한 뒤 종국결정에서 청구가 기각됐을 때 발생할 불이익보다 가처분을 기각한 뒤 청구가 인용됐을 때 발생하게 될 불이익이 더 크다"고 결론 내렸다.

 

가처분 인용 결정에 따라 오는 18일 퇴임하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후임 재판관이 취임하지 못해 헌재는 당분간 '7인 체제' 운영이 불가피해졌는데 사실상 새 대통령이 취임해 후보자를 다시 지명할 때까지는 현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당연한 결정"이라며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지명을 권한대행이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애초에 어불성설이었다. 헌법재판소에 내란 공범 혐의자를 알박기 하려는 인사 쿠데타였다"고 비판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한덕수 총리에게 부여된 권한과 임무는 파면된 내란 수괴 때문에 치러지는 이번 대통령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고,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국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전부"라며 "경거망동을 멈추라"고 경고했다.

 

이어 "헌법재판관 지명 문제는 본안 판단까지 갈 사안도 아니"라며 "한덕수 총리는 지금 당장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위헌적 인사 쿠데타 시도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라"고 압박했다.

 

또 "한덕수 총리는 이번 헌재 결정의 의미를 무겁게 새겨야 할 것"이라며 "혼란을 틈탄 그 어떤 알박기 시도나 월권행위도 용납되지 않음을 명심하라"고 거듭 경고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이라며 "헌재는 한덕수 탄핵재판 선고 당시 권한대행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통령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수많은 헌법학자들도 한덕수의 헌재 재판관 지명은 위헌이라고 했다. 심지어 한덕수 자신도 지난해 말 대통령 권한대행은 함부로 인사권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어 "한덕수 총리는 '이번 대통령은 난가?'하는 '난가병'에 걸렸거나 파면당한 윤석열 등 내란세력의 지시를 받은 것이 아니라면 함부로 할 수 없는 위헌행위를 했다가 헌재에 의해 사실상 '파면'을 당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경거망동 말고 자중자애하길 바라고 괜한 일 벌이지 말고 공정한 대선관리에 주력하길 바란다"며 "망상을 좇다 망가지는 꼴을 보고서도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면, 그 꼴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같은날 입장문을 내고 "한 대행은 그동안 권한을 벗어나는 행위를 거듭하며 헌법을 무시하고, 더 나아가 국민을 기만했다"며 "당연한 결정, 사필귀정"이라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어 "도를 넘어도 지나치게 넘었다"며 "그동안 한 대행이 벌인 위헌적 행위는 반드시 역사에 기록될 것이고, 역사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대행은 헌법과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며 "위헌적인 헌법재판관 지명으로 헌법과 국민을 모독한 사실, 사실을 호도하는 궤변으로 헌법재판을 기각시키려고 한 꼼수에 대해 국민께 사죄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매우 유감스러운 결정"이라며 "대통령 권한대행의 정당한 권한 행사조차 정치적 해석에 따라 제약될 수 있다는 위험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권한대행은 대통령 권한을 위임받아 직무를 수행하는 헌법상 주체이며, 재판관 지명은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며 "특히 헌법기관 구성은 국정 안정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국민의힘은 그동안 이 재판의 주심으로 마은혁 재판관이 지정된 데 대해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 바 있는데, 사법부를 정쟁의 도구로 삼겠다는 시도와 다름 없기 때문"이라며 "마은혁 재판관은 특정 성향에 치우친 판결과 언행을 반복하여 좌편향 논란을 빚어왔다. 그러니 많은 국민이 오늘 판결에 마은혁 재판관이 판단을 가장한 사법적 보복을 가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시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헌법상 정당한 권한 행사를 정략적으로 가로막는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헌법 위에 정치가 군림하는 상황을 국민은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무총리실은 이번 결정에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안의 종국 결정 선고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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