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적으로 헌법재판소 압박하는 與野

정치·사회 / 장연정 / 2025-03-09 07:33:57
탄핵심판 선고 앞둔 尹 석방에…여야, 정치적 파장 촉각

▲ 사진출처 = 연합 제공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석 달 가까이 전개된 '탄핵 정국'이 막판 돌발 변수와 마주쳤다.

 

헌법재판소가 이르면 이번 주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난 7일 법원이 윤 대통령 구속 취소를 결정하고, 검찰이 8일 윤 대통령을 석방했기 때문이다.

 

여야는 당장 이번 결정이 헌법재판소의 선고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실상 최고수위에 가깝게 헌법재판소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국민의힘 권동욱 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에서 "법원은 구속취소의 사유를 설명하면서 '절차의 명확성을 기하고 수사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틀린 말 하나 없다"면서 "이는 법원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것으로 이 원칙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권 대변인은 "지금까지 헌법재판소는 진행 과정에서 수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왔다"라며 "내란죄 철회 권유, 재판관의 이념적·정치적 편향성, 검찰의 신문조서 증거채택, 권한대행 탄핵소추 의결 정족수 판단, 메모 필적 조회 생략 등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고 또 수많은 비판에 직면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절차적 명확성과 과정의 적법성'은 사법 판단의 기본적인 대원칙이고 헌법재판소도 예외일 수 없다"라며 "헌법재판소는 그간의 진행과정에서 이 원칙에 위배되는 내용이 있는지를 성찰하고, 그런 부분에 대해 보완적인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제 헌법재판소의 시간"이라며 "법원이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은만큼 헌법재판소의 평의 역시 원점에서 다시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어 "무리한 법적 해석과 정치적 고려가 개입되지 않았는지, 헌정 질서를 훼손한 요소는 없었는지도 철저히 검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국민의힘은 이처럼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사례와 마찬가지로 헌재의 탄핵 심판도 여러가지 절차적 하자가 내재해있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반면 민주당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검찰총장 심우정과 검찰이 특별수사본부의 명백하고 합리적인 이의 제기를 무시하고 법원 결정에 항소하지 않기로 한 것은 국가 치욕의 순간"이라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또 다른 형태로 헌재를 압박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석방한 검찰에 대해 "국민을 외면하고 헌정 질서를 위협한 자의 뜻에 따르기로 택했다"고 맹비난하는 한편, 헌재를 향해선 "법치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이번 석방이 윤석열의 파면을 조금도 흔들 수 없을 것이다. 온 국민이 두 눈으로 목격한 내란과 국헌 문란 범죄를 묵인한다면 대한민국은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내란 수괴에 대한 신속한 파면만이 헌정 질서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헌법재판소는 하루라도 빠른 파면 결정으로 국민의 불안과 사회적 혼란을 차단해주시길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을 향해선 "지금까지의 행적만으로도 내란세력과 한 몸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검찰이 무능하고 미온적인 수사를 넘어 내란에 연루됐다는 의혹의 정점에 심우정 총장이 있다"면서 "온 국민께서 윤석열의 내란을 지켜본 만큼 내란 수괴가 되살아날 일은 결코 없다. 내란은 반드시 종식될 것이며, 내란수괴와 일당은 물론이고 가담자와 추종세력도 단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같은날 오후 비상의원총회에서 "구속 취소 판결이 나자마자 주식이 곤두박질치고 환율이 치솟았다"라며 "윤석열 석방으로 국가적 위기, 국민적 혼란이 더욱 증폭됐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이 혼란을 방치하는 것은 망국의 지름길로, 윤석열의 조속한 파면이 위기와 혼란을 끝낼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헌법재판소가 빠른 시일 안에 탄핵심판 선고를 해주시길 요청드린다. 헌법재판소가 해야 할 일, 헌법정신에 기초해서 헌정질서를 지켜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늘 구치소에서 나오면서 윤석열은 무장한 경호원들을 노출시키면서까지 계엄에 성공한 듯한 장면을 연출했는데 황당무계함과 참담함과 분노가 교차했다"라며 "'여전히 계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역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관계자는 "오늘은 대한민국 치욕의 날이지만, 반드시 지나갈 날이기도 하다"라며 "우리는 흔들림 없이 정의를 수호하고, 책임을 묻고, 내란과 분열을 선동하는 세력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처럼 이번 구속 취소 결정이 헌재의 탄핵 심판에 자칫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쪽으로 무게추가 기우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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