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5일 만에 종료, 北은 미사일 10여발…북미대화 ‘비핵화’ 벽

정치·사회 / 조봉환 기자 / 2026-08-22 06:03:23
김여정, 李 ‘트럼프에 경의’ 발언 조롱…靑 “불필요한 비방 멈춰라”
美 “조건 없는 대화” 속 “완전한 비핵화” 유지…中 “대북 적대정책 포기해야”
▲ 김여정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내 회동 의사를 밝히고 한미연합훈련까지 대폭 줄였지만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대남 비난으로 응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훈련 축소에 “경의를 표한다”고 한 지 하루 만에 청와대가 북한을 향해 “불필요한 비방을 멈추라”고 맞받으면서 대화 기대 일색이던 분위기도 달라졌다.

한미는 21일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종료했다. 당초 17~27일 11일간 예정했던 훈련을 5일로 줄였다. 북한 공격을 막는 1부 방어연습만 실시하고 2부 반격연습은 생략했다. 진행 중인 전구급 한미 연합연습을 미국 대통령 지시로 축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북한은 훈련 종료 전날 평양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시한 것을 두고 “안팎이 다른 이중적 언행”이라고 비난했다. 한국이 미국의 결정에 따라 훈련을 줄였다며 한미동맹도 조롱했다. 청와대는 21일 “우리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비방적 언사는 상호 신뢰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상호 존중에 기초한 평화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북한이 북미대화의 문 자체를 닫은 것은 아니다. 김여정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관계가 여전히 “훌륭하다”고 했다. 다만 훈련 규모를 줄였다고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도 양면 메시지를 냈다. 미 국무부는 21일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57개를 거론하며 김 위원장과 연내 만남을 공언했지만, 협상의 출발점인 핵 문제에서는 북미 간 거리가 그대로인 셈이다.

미국 내부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 톰 틸리스, 민주당 마크 켈리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훈련 축소 철회를 요구하며 연합 대비태세와 대북 억지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반대 방향에서 미국을 압박했다.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반도 긴장의 근본적 해법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를 주장하고 한국에는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자주”를 주문했다.

11월 중국 선전 APEC 정상회의가 트럼프·김정은 회동의 유력한 계기로 거론되지만, 훈련 축소만으로 협상 조건이 만들어졌다고 보기는 어려워졌다. 서울로서는 북미 대화의 불씨를 살리면서도 북한의 군사 행동에 대응하고, 북미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상황도 막아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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