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1분기만에 연간 이익 절반 벌어…배그·AI·신작이 만든 ‘넥스트 점프’

IT·플랫폼 / 임종호 기자 / 2026-06-25 05:35:37
매출 1조3714억원·영업이익 5616억원 역대 최대

업계 수익성 1위, 엔비디아 협력·게임스컴 신작 공개 성장 확대

▲ 크래프톤이 ‘게임스컴 2026’에서 신작 게임 5종 라인업을 공개한다 [크래프톤]

 

크래프톤이 다시 한번 국내 게임업계 최상위 수익성을 입증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40%를 웃돌았다. 더 주목할 대목은 실적의 질이다. 배틀그라운드가 여전히 강력한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있지만, 크래프톤은 이제 이 IP를 단순한 흥행작이 아니라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으로 키우고 있다. 여기에 인조이, 서브노티카2, AI 게임 기술, 엔비디아 협력, 게임스컴 신작 라인업까지 붙으며 성장 서사가 한층 선명해졌다.


크래프톤은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3714억원, 영업이익 56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6.9%, 영업이익은 22.8% 늘었다. 순이익도 5141억원으로 집계됐다. 단순한 호실적이 아니다. 영업이익률은 약 40.9%다. 게임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고수익 구조다.

다른 게임사와 비교하면 크래프톤의 강점은 더 뚜렷하다. 1분기 외형 기준으로는 넥슨이 앞섰지만,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크래프톤이 국내 게임업계 최상위권에 섰다. 매출을 많이 올리는 회사는 있어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이익으로 남기는 회사는 많지 않다. 크래프톤의 1분기 성적표가 특별한 이유다.

핵심은 PUBG IP다. 배틀그라운드는 출시 9년차에 접어든 장수 게임이지만,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1분기 PUBG IP 프랜차이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분기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PC에서는 9주년 기념 애스턴마틴 컬래버레이션이 성과를 냈고, 모바일에서는 고급 콘텐츠와 글로벌 IP 협업이 결제 수요를 끌어냈다. 인도 시장도 강하다. BGMI는 결제 이용자 수가 증가했고, e스포츠 리그는 역대 최대 시청자 지표를 기록했다.

이 대목은 중요하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를 ‘오래된 게임’으로 방치하지 않았다. 컬래버레이션, 신규 모드, UGC, e스포츠, 지역 맞춤형 운영을 통해 계속 새 수요를 만들고 있다. 장수 IP를 현금창출 플랫폼으로 바꿔낸 것이다. 이것이 다른 게임사와 가장 다른 지점이다. 신작 흥행에만 매달리는 구조가 아니라, 기존 IP가 매 분기 실적을 지탱하고 신작이 미래 성장을 더하는 구조다.

신작 라인업도 긍정적이다. 인조이는 출시 초기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하며 크래프톤의 차세대 IP 가능성을 보여줬다. 회사는 인조이를 단기 패키지 판매작에 그치지 않고, 모딩툴과 멀티플레이, 콘솔 확장까지 붙여 장기 수명주기 IP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서브노티카2도 기대작이다. 글로벌 팬덤이 이미 형성된 IP인 만큼, 얼리 액세스와 협동 플레이 요소는 중장기 매출 기반을 넓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여기에 게임스컴 2026 모멘텀도 붙었다. 크래프톤은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컴에서 펍지 스튜디오의 미공개 신작을 포함해 총 5종의 신작 라인업을 선보인다. NO LAW, 프로젝트 제타, 에이지 트위스터, 타래: 언바운드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크래프톤이 더 이상 배틀로얄 장르 하나에 머무르지 않고, 자체 개발과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을 함께 키우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신호다.

AI 전략도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를 새롭게 설명하는 축이다. 크래프톤은 ‘AI for Game’을 내세우며 게임 안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AI 경험을 준비하고 있다. 자체 멀티모달 AI 모델 ‘라온’을 게임별로 적용하고, AI와 함께 플레이하는 ‘PUBG 앨라이’를 배틀그라운드 아케이드에서 베타 서비스로 선보일 계획이다. AI가 단순한 연구개발 과제가 아니라 실제 게임 플레이와 수익모델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상징성이 크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함께 배틀그라운드 팬 이벤트 현장에 섰고, 양사는 RTX 스파크 기반 게이밍 협업과 AI 게임 기술을 논의했다. 게임 속 AI 캐릭터, 온디바이스 AI, 나아가 피지컬 AI와 로보틱스까지 협력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김창한 대표가 이끄는 피지컬 AI 법인 루도 로보틱스도 이 흐름과 맞물린다. 크래프톤이 게임사를 넘어 AI 콘텐츠 기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주주환원도 긍정적이다. 크래프톤은 1분기에 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을 완료했고, 996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3362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소각도 마쳤다. 2분기에도 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추가 취득해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실적이 좋을 때 주주환원까지 병행하는 회사는 시장에서 더 높은 신뢰를 받을 수밖에 없다.

크래프톤의 현재 강점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PUBG라는 검증된 글로벌 현금창출원이 있다. 둘째, 인조이와 서브노티카2, 게임스컴 신작 라인업으로 IP 포트폴리오가 넓어지고 있다. 셋째, 엔비디아 협력과 AI 게임 기술을 통해 미래 게임 경험을 선점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크래프톤은 이미 잘 버는 회사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더 넓게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배틀그라운드가 벌고, 신작이 넓히고, AI가 바꾸는 회사. 크래프톤의 다음 성장은 이제 그 세 축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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