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AI 자립’에 1조6천억 투입…“미중 의존 줄이고 산업 전반에 확대”

기업분석 / 최성호 / 2025-10-09 01:29:48
AI 활용률 14% 불과한 유럽, 제조·의료·방위·농업 등 11개 핵심 산업에 집중 투자
폰데어라이엔 “AI의 미래, 유럽에서 만들어질 것”…AI 하드웨어 독립도 추진
▲EU로고/사진=연합뉴스 제공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유럽연합(EU)이 역내 산업의 낮은 인공지능(AI) 활용도를 끌어올리고 미국·중국 기술 의존을 줄이기 위해 10억유로(약 1조6천580억원)를 투입한다. AI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 기술 주권을 강화하고, 성장 정체에 빠진 유럽 경제의 재도약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8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로봇공학, 헬스케어, 제약, 에너지, 제조, 건설, 농식품, 자동차, 방위, 통신, 창작 등 11개 핵심 산업 부문에서 AI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종합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에서 “AI의 미래가 유럽에서 만들어지길 바란다”며 “모든 핵심 부문에서 ‘AI 우선 사고방식(AI-first mindset)’을 확산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U의 AI 활용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기업 활동에서 AI를 활용한 유럽 기업은 14%에도 못 미쳤으며, 대기업의 활용률이 약 40%인 데 비해 중소기업은 10% 수준에 그쳤다.

반면 미국상공회의소는 AI를 사용하는 미국 중소기업 비율이 60%에 육박한다고 추산했고, 컨설팅사 매킨지(McKinsey)는 글로벌 기업의 평균 AI 활용률이 78%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유럽은 AI 도입 격차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U 집행위는 이런 격차가 기술 종속과 성장 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EU 집행위 AI실을 이끄는 루칠라 시올리 실장은 “현재 수치는 만족스럽지 않다”며 “AI 하드웨어를 비롯한 핵심 기술에서 외부 의존은 무기화 위험과 공급망 불안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집행위는 AI를 의료·제조·기후 대응·농업 등 각 산업 현장에 직접 통합하는 방안을 내놨다.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AI 기반 첨단 스크리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제조와 제약 부문에서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다. 

 

또한 자율주행 모델과 신약 개발용 AI 지원 프로젝트, 농민을 위한 AI 앱스토어 지원, 창작 산업용 AI 번역·제작 플랫폼 구축 등도 추진된다.

시올리 실장은 “우리가 원하는 건 기업이 생산 단계부터 AI를 구조적으로 통합하는 것”이라며 “사무실에서 챗GPT를 켜놓고 ‘AI 사용’ 항목에 체크하는 수준을 말하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U 집행위는 이번 10억유로 규모의 예산이 역내 연구개발(R&D) 프로젝트 자금에서 조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궁극적으로는 AI 기술 주도권을 유럽 내부에서 확보하고, 미국·중국 중심의 글로벌 AI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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