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대기중인 유럽 산 자동차/사진=연합뉴스 제공 |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27.5%에서 15%로 낮추기로 한 합의를 아직 이행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관세 인하가 늦어지더라도 8월 1일부로 소급 적용될 것이라며 업계에 안심을 당부했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22일(현지시간) 올로프 길 EU 집행위원회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측이 행정명령을 이행하면 15% 관세율이 8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될 것”이라며 “합의는 공동성명에 명시된 약속으로, 곧 실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언제부터 관세 인하가 발효될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업계 우려에 대해서는 “소급 적용이 보장되므로 이를 기반으로 사업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발표된 EU-미국 무역합의 공동성명에는 조건부 관세 인하가 포함됐다. EU가 미국산 공산품 관세 철폐와 일부 농산물·해산물의 특혜 시장 접근권 제공을 위한 입법안을 마련할 경우, 미국은 해당 입법안이 발표된 달의 1일부터 유럽산 자동차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EU 집행위는 7월 28일 입법안 초안을 발표하며 8월 1일부터 15% 관세율을 소급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국 측 절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공동성명에 따른 조건부 조치를 인정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지만, 실제 인하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후속 행정명령이 필요하다. 추가 서명이 지연되면서 유럽산 자동차 수출 기업들은 불확실성 속에 사업 계획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무엇보다 이번 관세 인하 합의의 지연은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중요한 신호다. 현대차·기아차 등 한국 완성차 업체는 미국과 유럽 모두를 주요 수출시장으로 두고 있어, 양측 간 관세 정책 변화는 가격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에 직결된다.
만약 미국의 대EU 관세 인하가 지연되거나 불투명하게 운영될 경우, 한국산 자동차가 단기적으로 가격 경쟁 우위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정책 불확실성 확대”라는 리스크가 글로벌 공급망 전반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산 부품·완성차 보호를 명분으로 해외산 자동차 관세 정책을 흔들 경우, 한국 역시 유사한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자동차 업계는 미국-EU 관세 협상 전개를 면밀히 추적하면서 대미 로비 강화와 현지 생산 확대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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