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실손 보험 부작용은 ‘문재인 케어’ 탓?…‘부르는 게 값 ’ 비급여 관리 필요

체크Focus / 문혜원 / 2021-07-01 14:37:03
실손 보험료 인상 막고자 새 실손보험 나와도 업계 실효성 논란
업계 “무한정 부르는 비급여 관리 안 되면 실손 보험 통제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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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7월 1일부터 출시된 4세대 실손 보험을 두고 여전히 보험업계에선 적자로 인한 피해 우려와 금융당국의 흥행을 위한 보험사 손실 압박으로 인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들도 실손 보험 가입 문턱이 높아져 갈아탈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러한 실손 보험 이중고 논란의 배경에 문재인 케어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에 따라 공급자(의료계) 중심의 ‘비 급여’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다시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케어, 즉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발표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의료계의 비급여로 인한 소비자 과잉진료비를 잡고자 시행된 것이 오히려 민간보험사 영역의 실손 보험 보험료를 통제하려고 들어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본래 정부에서 추진하려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측면으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문재인 케어는 그동안 건강보험 혜택 밖에 있던 진료 항목들, 즉 비급여 항목을 급여로 전환해 국민들의 의료비 걱정을 없애겠다며 시행한 정책이다.


문재인 케어의 근본적인 목표는 ‘의료 공공성’의 확대에 있다.


현재까지 MRI, 뇌혈관질환, 암환자 등 여러 분야의 급여화가 단계적으로 이행됐지만 비급여 항목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로 인해 공공의료 시스템의 강화와 의료전달체계 개혁이 과제로 남아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공공의료 시스템이 구축이 안 되면서 의료계는 새로운 의료 기술 발달로 비급여는 오르고, 보험사들의 실손 보험의 보험료도 통제가 불가능 해졌다는 점이다.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에는 바로 비급여로 인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최근 보험협회 자료에 근거하면, 작년 전체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11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본인부담분은 4조원, 비급여는 7조1000억원이었다. 비급여 진료비는 5년간 해마다 증가했다. 비급여 진료비 확대가 실손 보험 적자의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실손 보험의 적자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보험료 인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일부 의료기관의 부당한 과잉 진료로 가입자 10%가 실손보험금의 절반 가량을 타가는 식의 일명 ‘의료쇼핑’에 독식되는 구조가 굳어버리면서 보험료 인상은 심해졌다.


이에 정부 및 보험업계 등이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새 실손보험인 ‘4세대 실손보험’의 탄생인 셈이다.


4세대 실손보험은 ‘개인별 의료 이용량과 연계한 보험료 차등제’를 골자로 비급여관리강화에 대한 종합 대책을 강구한 것이다. 즉, 비급여 진료가 남용되지 않고 무분별한 의료쇼핑도 막는다는 취지로 설계됐다.


주요 특징은 ▲병원에 가지 않으면 다음해 보험료를 5% 할인 ▲병원에 자주 가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항목(도수·증식 등)의 보험금에 따라 보험료를 최대 4배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병원에 간 만큼 더 내는 ‘차등제’를 적용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기대와 부담 사이 갈팡질팡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또한 보험사들은 출시도 되기 전부터 손해율 악화로 인한 적자에 대한 우려로 기존 3세대 실손보험 상품을 할인해서 판매하려다 금융당국의 질책을 받기도 했다.


업계에선 실손 보험에 대한 이 같은 이중고 논란에는 문재인 케어로 인한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보험사들은 2019년부터 문 케어 풍선 효과로 실손보험 청구가 늘면서 치솟은 손해율로 1조3000억 규모의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2019년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 손해율은 130%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의료계를 더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국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측면으로 내세운 비급여 항목에 대한 세세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입을 모은다.


김대한 동아대학교 보험경제학 교수는 “의료공급자가 자유롭게 비급여 항목을 만들고 부르는 게 값인 마냥 의료비를 책정하는 곳은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문 케어가 꼭 필요한 시술을 급여화해 국민의 기본 의료보장성을 키운 것은 사실이나, 비급여의 무한정 사용 금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참고할만한 대안의 예시로 “가령, 일본은 의료 진료 인식은 곧 국민 목숨이라 여기고 나라에서 의료비를 책정하는 식의 정책을 지원하고 있는 데 의료원이 영리목적으로 취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산업연구실장도 “최근 복지부가 의료진들의 비급여 항목을 관리하는 쪽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비급여에 고지에 대한 환자에게 안내하는 장치는 미흡하다”면서 “이러한 고지 및 공개 등과 같은 실효적 작동장치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성희 실장은 “정부는 또한 과잉진료를 유발할 수 있는 항목인지, 중증질환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등 면밀히 비급여 항목과 이에 대한 보장성 강화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들도 재검토해 사후관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농협손해보험 등 6개사는 7월1일부터 4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한다.


보험사들은 4세대 실손보험료를 기존 3세대 실손보험(착한실손)보다 10%가량 저렴하게 낮춰 판매할 예정이다.


4세대 실손보험을 들 때 유의할 점은 직전 1년간 비급여 지급보험금에 따라 5등급으로 구분해 비급여(특약)의 보험료가 할인·할증된다는 것.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전혀 없는 1등급은 보험료를 5% 할인받고, 300만 원 이상인 5등급은 300% 할증된다.


반면, 의료 이용이 적은 가입자의 보험료는 기존 대비 최대 70% 저렴하다. 40세 남자 기준 월 보험료는 1만982원으로 1세대(4만749원), 2세대(2만4738원), 3세대(1만3326원)에 비해 각각 70%, 50%, 10% 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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