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용만 부회장, 2년만의 외출

산업 / 토요경제 / 2007-08-13 00:00:00

이른바 '두산사태' 이후 처음으로 두산 박용만 부회장이 대외행사에 모습을 나타낸다. 두산인프라코어 기업설명회(IR)를 이 회사 부회장 자격으로 직접 진행하기로 한 것.

박용만 부회장은 이른바 '두산사태' 이후 지난 1월 사면이 될 때까지 일체 언론에 노출되는 행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암중잠행은 계속 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의 기업 인수합병(M&A), 두산의 지주회사 추진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박 부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겠다고 해놓고도 끝끝내 두산인프라코어의 부회장직을 유지하며 버텼던 것도 단순 대주주 이상의 경영활동을 수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여론의 비판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룹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오너로서 할 일이 많았던 것.

그리고 그는 마침내 지난달 말 세계 1위의 소형 건설중장비 브랜드인 보브캣을 포함해 잉거솔랜드그룹의 3개 사업 부문을 49억 달러에 인수하며 국내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글로벌 M&A라는 성과를 냈다.

그 결과물을 가지고 박 부회장은 2005년 2월의 기자간담회 이후 처음으로 언론 및 투자자와 대면하게 된다. 두산그룹은 그가 특히 이번 IR에서 "시장에서 주요 관심사가 된 두산의 M&A에 대해 직접 설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뒤돌아 보면 두산의 M&A는 한편의 잘 기획된 각본을 보는 듯 하다. 우선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등 국내 유수의 중공업 기업들을 인수하며 그룹의 DNA를 바꾼 것이 1단계였다.

이들 기업에 대한 인수후 통합 과정에서 자신감이 생기면서 2단계로 이들 기업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강화할 수 있는 해외 기업들에 눈을 돌렸다.

발전 부문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던 영국 미쓰이밥콕, 엔진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CTI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미쓰이밥콕과 CTI 등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해외 기업에 대한 인수후 통합 과정은 두산의 M&A에 대한 자신감을 배가시켰고 보다 큰 규모의 기업들을 M&A할 수 있는 '담력'을 쌓았고 잉거솔랜드의 3개 사업 부문을 과감하게 걷어 왔다.

이제 두산은 재계에서 글로벌 M&A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M&A의 귀재로 통하는 C&그룹 임병석 회장이 '두산이 모델'이라고 말할 정도다.

두산의 M&A관련 인력과 경험, 특히 인수 후 통합과정에서 다져진 노하우는 그룹의 중요한 무형자산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대외 행사의 전면에 나서는 박 부회장의 행보는 그러나 조심스럽기만 하다. 두산그룹은 사전에 그의 IR 참여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것도 몹시 부담스러워 했다.

'두산사태'로 인한 세상의 곱지 않은 눈 때문인지 또 다른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두산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내고 글로벌 M&A를 통해 그룹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올리며 한국의 몇 안 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군으로 성장하는 과정의 한 정점에 박 부회장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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