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협상 속도 빨라진다

산업 / 토요경제 / 2007-07-23 00:00:00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속도전'양상을 띠고 있다.

양측은 오는 9월 중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3차 협상에서 본격적인 '주고받기'를 시도할 전망이다. 상품 양허(개방)안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지만 양측 모두 조기 타결을 원하고 있어 연내 협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핵심 쟁점=최근 브뤼셀에서 진행된 2차 협상 결과 상품 개방 수준과 지적 재산권에서 상당한 힘겨루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우선 상품개방안과 관련해 EU 측은 품목 수로 95%, 금액으로 80%에 해당하는 관세를 협정 발효 뒤 조기(즉시+3년 내) 철폐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 측 개방안보다 15~20% 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EU 측은 구체적인 품목을 거론하며 늦어도 7년내 모든 공산품 관세를 철폐하라고 우리측을 압박했다. 250개 농수산물 개방계획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김한수 우리측 수석대표는 "상품 양허안 수정 작업을 어떻게 하느냐가 협상 조기 타결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측은 수정 양허안을 8월 말까지 마련하고, 250개 농수산물 관세 철폐 기간도 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산품 관세를 모두 7년내 철폐하기가 쉽지 않고, 산업자원부와 농림부 등 관계 부처가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지적재산권도 협상의 변수다.

EU측은 '짝퉁'(모조품) 제품에 친고죄 적용을 배제하고, 지재권 침해시 침해자 비용으로 해당 물품을 폐기·리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음식정카페 등 공공장소에서 음반을 틀 때 저작권자는 물론 가수나 음반 제작자에게도 로열티를 주는 '공연 보상 청구권'과 미술품 거래시 저작자에게 일정액을 보상하는 '추급권'을 도입을 요구했다. 우리 측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연내 타결 가능성은= 양측 모두 '조기타결'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EU 측에서 굉장히 서두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EU 측은 한·미 FTA 당시 미국과 달리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대를 과도하게 압박하는 '블러핑' 전략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블러핑에 따른 협상지연을 원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EU측은 한국을 발판으로 삼아 중국·일본 등 동북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미 FTA는 시장이 선점당하는 위협 요인. 이에 따라 협상 속도를 높히겠다는 입장이고, 이는 2차 협상 전 제시한 상품양허 수준에 반영됐다.

우리 측 역시 요구 수준을 높여 극한적 대립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농수산물 등 민감품목에 대한 EU의 태도가 유화적인 만큼 블러핑을 남발할 경우 오히려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가 협상단에 "건설적으로 임하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불필요한 감정싸움 대신 실리챙기기가 양측 공통분모인 셈이다. 연내 협상 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3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4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5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원재료 담합~산업재해까지…추석 끝나니 국감 앞둔 유통·식품업계 긴장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유통·식품업계의 시선이 국회 국정감사로 향하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과 식품 원재료 담합, 스타벅스코리아 프로모션 논란 등 주요 현안이 국감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다음 달 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여야는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약 800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다.국감을 앞두고 각 상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