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 발 '절대로' 담그지 마라

산업 / 토요경제 / 2007-07-20 00:00:00
2급수 하천.우천시 하수 유입…녹조류 등 혼탁

서울시 영등포구에 사는 김여진(21,가명)씨는 얼마 전부터 발가락이 간지러워 걱정이다.

발이 이렇게 된 이유는 지난 주말 남자친구와 청계천에서 발을 담그고 놀았던 것이 유력했다.

김씨는 “나만 발이 간지러운게 아니라 남자친구도 발, 다리가 간지럽다고 한다”며 “날씨가 더워 물에 발을 담그긴 했지만 청계천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서 깨름직했었다”고 털어놨다.

최근 여름철 나들이 장소로 부각되고 있는 청계천. 지난 6월까지 청계천을 방문한 사람이 5000만명을 넘어섰고, 보슬비가 내렸던 지난 16일에도 1만여명이 다녀갔다.

일찍이 가족단위 나들이 장소 및 청춘남녀의 데이트 코스로 떠오르고 있어, 앞으로 청계천을 찾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청계천을 거닐던 가족, 커플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잡고 발을 담그는 것이다. 시원한 청계천에 발을 담그면 더위가 싹 달아나지만 왠지 간질거리기만 하다.

# 청계천은 정말 깨끗할까?

햇살이 가득하고 더웠던 지난 9일 청계천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한참 걷던 방문객 중 일부는 돌에 걸터앉아 신발을 벗고 물에 발을 담그며 물장구까지 친다.

하지만 물속은 미끄럽고 이상한 냄새가 난다. 청계천 상류쪽으로 좀 더 걸어 올라가다 보니 수풀 사이로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녹조류가 보인다.

청계천에 발을 담궈도 괜찮은 걸까?

청계천관리센터 관계자는 “청계천은 한강물을 정수한 것과 지하철의 지하수가 섞여 흐르는 하천”이라며 “하수에 질소, 인이 많기 때문에 이를 영양인자로 삼는 녹조류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청계천 자체가 ‘하천’이기 때문에 먹는 물 기준이 아닌 2급수 기준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말이다. 때문에 물 흐름이 빠르지 않은 곳에 녹조류가 생기면 청소원들이 제거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청계천 양족에 하수관이 있어 비가 올 때면 주변에 있는 ‘하수’가 유입된다.

평소에는 하수가 하수관을 통해 정화하는 곳으로 가지만, 강수량이 많아지면 비에 의해 ‘오수’가 유입돼 범람해서 청계천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11일 청계천은 방문객의 출입을 제한했다. 그날 비가 많이 쏟아져 청계천의 수위가 높아졌고, 자칫 범람할 정도로 물이 불어나면서 빗물과 섞인 오수로 혼탁한 물이 가득했다.

# 청계천 나들이 이후 ‘간지러운’ 발

청계천에 다녀온 사람 중 일부는 청계천에 들어있는 미생물들, 부유물질, 소독물질 등으로 간지러운 경우가 많다.

이애영 동국대일산병원 교수는 “개인차가 있지만 피부가 약한 사람은 특히 청계천의 화학물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정상적인 피부라면 문제가 없으나, 알레르기성 피부나 무좀은 가려워서 긁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상처(열상)가 많아 세균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물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 세포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고 약해져, 세포장벽에 물이 차고 세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좀이나 피부병이 있는 사람, 발에 안 맞는 신발을 신어 발에 상처가 난 사람이 악취가 나는 더러운 물에 들어갈 경우 2차적으로 세균에 감염돼 다리가 퉁퉁 부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물에 젖은 신발을 신고 다니다가 마찰에 의해 상처가 생길 수 있기 때문. 더욱이 발에 물이 묻은 상태에서 세균이 많은 신발을 신을 경우 쉽게 2차 감염이 될 수 있어 당뇨환자 등에겐 위험하다.

또 비가 온 뒤에는 강이나 계곡에 하수가 유입될 수 있어 물이 깨끗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놀이를 하는 것이 좋다.

고주연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청계천 뿐 아니라 계곡, 바닷가, 수영장 등 여름철 물놀이를 한 뒤에는 깨끗한 물로 씻고 잘 건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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