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현지화로 해외개척 나선다

산업 / 토요경제 / 2007-06-15 00:00:00
미국식 버리고 印 배우 기용…친근감 고려. 10년 전 中 ‘뮬란’ 실패 후 현지문화 추구

월트 디즈니가 인도 현지에 합작사를 설립해 디즈니 스타일에 인도 문화를 접목하는 식으로 인도를 비롯한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진출 당시 미국식 스타일을 고집하다 실패한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인도 시장에서는 현지화를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즈니가 인도 영화사 '야시라지'와 공동으로 2명의 발리우드 스타 목소리로 더빙한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중이라고 지난 11일 전했다.

디즈니가 현지인을 배우로써 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전통적인 디즈니식 스타일은 미국에서 단독으로 생산한 작품(또는 제품)을 현지의 공급사와 방송사에 판매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낯선 문화에 대한 기피감이 유달리 심한 인도인들의 민족성이 약이 됐다. 디즈니뿐만 아니라 다른 미국 영화들도 인도 흥행에 실패하자 현지화를 추구하는 식으로 방법을 달리한 것이다.

디즈니는 히트작 '하이스쿨 뮤지컬'(High School Musical)의 인도 버전도 준비 중이다. 원작의 농구선수들은 인도인들에게 보다 친숙한 크리켓 선수로 리메이크된다.

디즈니는 중국에서도 국영 차이나필름그룹과 합작으로 영화 "마술 조롱박의 비밀"(The Secret of the Magic Gourd) 출시를 앞두고 있다.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두고 "내일 거둘 열매를 위해 오늘 씨를 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는 인도만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인도 중국 러시아 라틴아메리카 한국 등 5곳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아이거 CEO는 "인도를 비롯해 각국에서 디즈니와 현지 문화를 접목해 새로운 디즈니를 세우는 것"이라며 "창업주 월트가 50년 전 했던 방식과 같다"고 말했다.

디즈니의 해외 시장 공략법 변화는 다른 미국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KFC가 나라별로 쌀이나 죽순을 포함시키는 등 현지에 보다 적합한 방식을 적용한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전환점은 중국에서의 실패다. 디즈니는 중국 진출 초기 당시 문화적 차이점을 간과한 탓에 큰 곤욕을 치렀다.

디즈니가 10년 전 중국의 민담을 영화화한 "뮬란"이 대표적이다. 뮬란은 지나치게 서구 중심적인 탓에 중국인들이 쉽게 공감할 수 없었다. 2005년 홍콩에 들어선 디즈니랜드도 마찬가지. 놀이기구와 관련된 캐릭터와 이야기 구조가 중심(中心)을 얻는 데 실패했다.

디즈니는 이를 교훈으로 삼아 방대한 인도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야심이다. 인도의 14세 이하 어린이 인구는 미국 전체 인구보다도 많다. 경제 성장으로 개인 가정의 소득이 늘고 있는 점도 전망을 밝게 한다.

디즈니는 우선 TV 시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디즈니는 이미 3년 전 인도 TV 시장에 진출했다. 2004년 어린이용 채널인 디즈니채널과 툰디즈니를 런칭했고 지난해에는 인도 3위 어린이 채널 '훈가마'를 인수했다.

소득 증가에 따라 인도인들의 케이블 TV 시청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노린 것이다.

디즈니는 TV 사업의 성공을 기반으로 다른 사업 부문에서도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중 하나는 디즈니의 유명 캐릭터들을 인물화한 문구점 '디즈니 아티스트'다. 여기에도 현지화가 가미됐다.

인도 학교에는 개인 사물함이 없다는 점을 노려 미국 판매용보다 가방 크기를 크게 한 것이다.

디즈니 아티스트도 인도 사업가 라비 자이푸리아와 합작으로 설립했다. 자이푸리아는 펩시 피자헛 등의 사업을 인도에 들여온 주역이다.

자이푸리아는 인도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가격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머니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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