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손실액만 7조…생사기로에 놓인 항공사 노조, 정부에 SOS

산업 / 김동현 / 2020-04-15 15:10:40
정부 금융지원 등 촉구…“가능한 모든 수단 동원해야”
한국만 뒷짐?…융자·무제한 금융지원 등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붕괴 위기에 처한 항공업계 노동조합이 정부에 신속한 금융 지원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이미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내 모든 항공사가 명예퇴직을 비롯한 순환휴직 등 구조조정에 돌입하며 국내 민간 항공업계가 입을 손실은 상반기에만 약 7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5일 국제연합(UN) 산하 전문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국내 민간 항공업계가 입을 손실이 상반기에만 최대 7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과 전국연합 노동조합연맹 소속 30여명은 전날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책은행을 통한 금융지원,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 보증, 세금 감면, 임금보조금 지급 등 현재 위기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버텨낼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조 연맹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 등 국내 7개 조종사 노조가 모여 만든 단체다. 현재 전국연합 노조연맹은 지상조업사인 한국공항 노조와 EK맨파워 노조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항공·공항 산업은 직접고용 8만여명, 연관 종사자 25만여명에 달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며 인천공항의 발전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인천공항은 이용객이 95% 이상 감소해 공항이 아닌 항공기 주기장 역할을 하는 처지가 됐고 각 항공사는 적자에 허덕이며 전 직원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미국·독일 등 외국의 전방위적 지원 대책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항공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금융지원을 시작해야 한다”며 “항공기 운항 중단으로 힘들어하는 공항 지역의 모든 조업사까지 정부 지원을 확대해 붕괴 직전의 항공산업 전반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독일 등 정부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은 75만개에 이르는 항공업계 일자리를 유지하고 파산을 막고자 미 재무부로부터 250억달러(약 30조4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아울러 영업 재개를 위해 총 250억 달러에 이르는 융자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독일의 경우 무제한 금융지원 및 세금 납부 유예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노조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이스타항공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도 호소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한달간 ‘셧다운’에 돌입한 데 이어 전체 직원의 18% 수준인 300명 내외의 인력을 구조조정하기 위해 현재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노조는 “이스타항공의 실질적인 오너는 총선에 출마하고, 오너 가족은 지분 매각으로 현금을 챙기며 정부는 대출을 막고 구조조정을 부추기고 아무 잘못 없는 직원들만 회사에서 쫓겨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오너 일가의 책임 있는 모습과 정부의 조건 없는 지원을 촉구했다.


기자회견문에는 조종사 자격 유지 조건의 한시적 완화 요구도 포함됐다. 현재 대부분의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대형 기종인 A380의 노선 투입이 배제돼 해당 기종 조종사의 경우 운항 자격 유지가 어려워진 상태다.


노조는 “아랍에미리트(UAE)도 에미레이트 항공사 조종사의 자격 유지 조건을 4개월간 자동 연장하는 정책을 시행했다”며 “국토교통부는 항공사별 휴업 상황과 전망, 훈련 장비 현황 등을 전수 조사해 미래에 닥쳐올 조종사들의 대량 자격상실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부당 해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상조업사와 협력사까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한편 전국 공항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고, 공항 노동자에 대한 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해고제한법’을 도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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