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관광시장에 사업권 포기까지…면세업계 커지는 ‘곡소리’

산업 / 김동현 / 2020-04-09 11:39:35
항공편 취소·이용객 급감 등…높은 임대료 부담 원인
‘계약 불발’ 롯데·신라, 10년 사업권 반납
임대료 20% 감면 조치, 위기 타개 ‘역부족’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 적자가 10개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면세업계 양대 산맥인 롯데·신라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권을 나란히 포기했다. 항공편이 취소되고 공항 이용객이 급감하는 등 시장 환경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향후 임차료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9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 확산한 지난 2월 관광 수입·지출은 각각 12억3710만 달러(1조5000억원), 16억230만 달러(1조9500억원)를 기록했다. 관광 지출 감소 폭이 관광 수입 감소 폭을 상회하면서 결국 지난 2월 관광 적자는 10개월 이래 최저치인 3억6520만 달러(4500억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받으면서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관광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영향 탓이다.


입국장 면세점도 타격이 크다. 항공기 운항이 중단됨에 따라 매출 타격이 커진 면세점들이 줄줄이 임시 휴점에 돌입하는가 하면 국내 면세업계 ‘빅2’인 롯데·신라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의 면세사업권을 포기했다. 높은 임대료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대기업 면세점이 면세사업권을 획득한 후 임대료 때문에 면세점 운영권을 포기한 건 처음이다. 다만 DF7(패션·기타) 사업권을 따냈던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계약을 그대로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롯데와 신라는 지난 1월 인천공항 면세 사업권 입찰에 참여해 각각 DF3(호텔신라)와 DF4(호텔롯데) 구역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당초 이번 입찰은 향후 평가에 따라 10년간 매장을 운영할 수 있어 업계 관심이 집중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사업권을 포기한 것은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입찰 당시 인천공항이 제시한 계약 첫해 최소보장금은 DF4구역 638억원, DF3구역은 697억원에 달한다. 롯데와 신라가 최소보장금보다는 더 많은 금액을 써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이 내년 9월부터 1년간 부담해야 하는 임대료도 600억원 이상이 되는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장 10년까지 운영 가능한 사업권인 만큼 이 같은 임대료 부담을 떠안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면세사업자의 매출과 업황이 반영되지 않고 계약 당시 고정된 금액을 내는 ‘최소 보장액’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첫 해에는 낙찰금액으로, 2년차부터는 여객증감률을 기준으로 증감률을 반영하게 된다. 연간 최소보장금 증감률 한도는 9% 이내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은 기존 유찰됐던 DF2(향수·화장품), DF6(패션기타)에 이어 롯데와 신라까지 계약을 포기하면서 총 4개 구역의 사업자를 다시 선정해야 하게 됐다. 그러나 현재 롯데·신라 외에 신청을 할 사업자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정부는 코로나19 관련 업종별 지원 방안을 마련해 인천공항에 입점한 대·중소·중견기업의 임대료를 20% 감면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코로나 사태로 실질적 위기 타개에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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