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이 대통령에 건의 ‘봇물’

산업 / 토요경제 / 2008-04-29 11:39:36
재계 총수들은 28일 열렸던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합동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지주회사 제한 완화, 수도권 입지 완화, 군 시설 해제 등 다양한 건의를 쏟아 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재계 총수들과의 만남을 정례화 하겠다고 말했고, 기업들의 민원도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재계 총수들은 올해 투자규모에 대한 소개에 이어 그동안 묵혀 뒀던 각종 건의사항을 잇따라 내놨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해 미분양 해소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언급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의료.교육.관광, 특히 지식기반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창무 무역협회 회장은 최근 무역수지마저 적자가 4개월 째 지속되고 있다며, “무역수지 악화에 대비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에너지 절약과 관련해 서머타임제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서머타임제가 실시되면 에너지 절약에 있어서 0.3% 정도 효과가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건희 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해 참석한 이수빈 삼성 회장은 “경제 살리기에 애쓰고 있는 때에 불미스런 일이 있어서 죄송스럽다. 경영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세계 경제가 불안하고 경영 여건이 좋지 않지만 삼성그룹에서 과감한 투자와 고용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께서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우고 있는데 우리 사회에서 반(反)기업 정서가 너무 강하다. 반기업 정서가 해소되면 규제개혁이나 다른 것 못지않게 기업 투자가 활성화된다”고 덧붙였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타결해 달라”고 언급하며,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를 올해 하반기 양산 목표로 생산 중이다. 신기술 개발 투자에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글로벌 경쟁이 점점 치열해 지다 보니 기술력 있는 협력업체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며 “경쟁력 있는 협력업체를 육성하기 위해 국책연수기관이 개발한 첨단 기술을 협력업체에 이전하겠다. 이런 기술이 제품화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구개발과 교육 등과 관련해 자금 세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주회사에서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해 벤처 등에 투자하려면 벤처 투자가 금융기관 등으로 분류되지 못하고 있다”며 벤처 투자를 위한 길을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에너지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가격 상승에 직접 대응할 방법이 부족하다”며 “산유국, 자원 보유국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해서 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재투자하는 순환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방법으로 최 회장은 “단순한 자원개발보다 그 나라가 필요로 하는 산업이나 인프라를 패키지로 제공하면 그 수익이 국내로 유입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민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외교 비즈니스 역량이 결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 회장은 “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지주회사에 들어 있는 기업들은 출자총액에 대해 상당히 많은 제한이 있다”며 “지주회사로 돼 있는 경우 본인이 지주회사로 가든지 대기업 집단으로 가든지 선택하도록 해 달라”며 지주회사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김준기 동부 회장은 “지식기반산업이나 벤처산업, 정부가 정한 신성장 동력산업 같은 것은 과거 정부에서 수출보험공사가 있었듯이 투자 보험공사를 정부 주도로 설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준용 대림 회장은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 주도의 입찰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정부의 입찰제도와 공동도급제 등 정부 계약제도는 근본적인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어서 개선이 필요하다. 해외 건설산업이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데 70년대, 80년대 방식 그대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총수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한 뒤 이 같은 회의를 정례화 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회의를 정기적으로 해 그때그때 논의된 내용을 말씀드리겠다. 1년쯤 지나면 상당히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기업과 관련된 법과 규정은 18대 국회가 들어선 금년 연말까지 바꾸겠다.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투자하기로 한데 대해 감사드리고 좀 더 빨리 투자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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