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먹일게 없어요”

산업 / 토요경제 / 2008-04-29 09:55:34
닭.쇠고기 등 안전 비상…관련 제품 소비위축

"식재료조차 믿을 수 없다" 한숨쉬는 부모들


# 사례1 - 인천에 사는 이창홍(32.남)씨는 다섯 살짜리 아들과 외식을 하기가 두렵다. 아이가 좋아하던 치킨도 사줄 수 없고, 아이 엄마가 좋아하던 조개구이도 외식 메뉴로 선택할 수 없다. AI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퇴근 후 치킨을 자주 배달시켜 먹었지만 AI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닭은 물론 달걀마저도 꺼려진다.


# 사례2 - 서울에 사는 주부 손봉길(32)씨는 강원도 횡성에 사는 먼 친척에게 쇠고기를 공수하기로 했다. 택배비 등을 포함하면 가격이 훨씬 비싸지만 16개월 된 딸아이의 유아식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딸아이는 이렇게라도 해결됐지만 어린이집을 다니는 다섯 살배기 아들은 사실 대책이 없다. 과거에는 어린이집 점심 메뉴로 쇠고기 요리가 나온다면 반가워했지만 얼마 전부터는 원산지도 제대로 모르는 쇠고기를 먹여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하다.


닭은 물론 어패류, 쇠고기까지 농수산 식품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서민들이 즐겨 찾던 치킨을 비롯한 닭고기는 안심할 수 없게 된지 오래다.


정부는 AI에 감염된 닭이라도 고열로 가열해 익혀 먹으면 안전하며 인체 감염 우려는 없다고 소비자들을 안심시켰지만 방역활동을 하던 사병이 AI바이러스 감염 증상을 보이면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닭과 달걀, 오리 등의 소비가 위축됐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매출은 전주에 비해 22% 가량 감소했다. 전주 닭고기 매출이 12% 가량 감소한 것과 비교했을 때 감소폭이 커졌다.


또한 지난 18일 원유 유출 사고로 중단됐던 충남 태안 연안의 어류 조업이 재개돼 수산물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수산물에 대한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업 재개로 생산된 수산물은 당분간 지정된 위판장에서 기름 냄새가 나는지 등을 확인한 뒤 유통시킨다고 밝혔다. 또한 인체에 위해성 기준치를 초과한 굴 등 패류는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조업을 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정부의 방침이 얼마나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며 조업활동을 통해 생산된 수산물이 안전성을 확보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인체에 위해성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하더라도) 불법적으로 유통될 위험이 있다는 반응이다.


이와 함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정책이 발표됨에 따라 소비자들 사이에선 안전한 먹거리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특히 쇠고기에 경우 수입 도중, 미국 현지에서 추가로 광우병이 발생된다 해도 국제수역사무국(OIE)의 역학조사 기간에 유통된다. 또한 OIE 지위에 반하는 상황이 아닐 경우에는 수입이 지속된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우리 측은 광우병 우려로 뼈에 붙은 살코기와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수입을 금지해 왔지만 이번 협상을 통해 미국이 동물성 사료 사용금지 조치를 공포할 경우 단계적으로 허용하게 된다.


이러한 협상 내용으로 인해 조만간 연령이나 부위 등의 제한 없이 미국산 쇠고기가 모두 수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광우병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광우병 위험물질을 제거하면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신뢰하는 소비자는 극히 드물다. 쇠고기는 아이들 성장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식재료로 이유식에 많이 사용되며 모유를 수유하는 엄마들의 경우 수시로 먹는 미역국의 육수를 내는데 주된 재료로 이용되고 있어 그 어떤 식재료 보다 안전해야 한다는 게 부모들의 입장이다.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들 식탁에 무엇을 올려야 할지 의문이라며 근심을 하고 있다.


두 자녀 둔 주부 손봉길씨는 “그동안 발생한 식품안전 문제는 단속을 하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원산지 표시를 강화한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이유식 제품이 불안해져 식재료를 사다가 직접 만들어 먹이기로 한 건데 식재료 자체도 믿을 수 없게 되니 이젠 정말 뭘 먹여야 할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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