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메가뱅크 주도권 잡나?

산업 / 토요경제 / 2008-04-07 09:38:00
우리금융지주, 산업은행, 기업은행을 합친 ‘메가뱅크’를 설립하는 방안이 다시 추진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메가뱅크 방안을 포함해 정부 소유 은행의 민영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부가 구상하는 ‘메가뱅크’ 방안이 실현되면 자산 규모 500조원대의 초대형 금융회사가 탄생해 세계 30위권에 진입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금융회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초대형 금융회사를 갖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우리금융을 한데 묶어 매각할 경우 인수 주체가 마땅치 않고 산업은행 민영화 일정이 지연되면서 국책은행 민영화가 오히려 흐지부지 될 수 있다고 금융계는 지적한다.

산은+우리금융+기은=메가뱅크 방향은?

초대형 금융지주사 방안을 내놓은 기획재정부는 아직 ‘메가뱅크’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금융위는 메가뱅크 방안보다 산은, 기은, 우리금융이 개별적으로 매각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투자은행(IB) 부문과 대우증권 등을 합친 민간부분을 중장기적으로 매각하고 여기서 확보된 자금으로 한국투자펀드(KIF)를 만들어 정책금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금융위는 ‘메가뱅크’를 초대형 자산 규모보다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은행으로 키우겠다는 공통된 의견을 갖고 있다. 또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도 같다.

따라서 정부는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을 합병할 경우 기업금융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산업은행의 IB부문과 대우증권을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과 합할 경우 경쟁력이 있는지 등 규모 보다는 경쟁력에 중점을 둔 통합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에서는 우리금융의 주도로 이들 3개 금융그룹이 통합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산업은행의 투자은행(IB) 부문과 대우증권, 기업은행을 인수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는 것이다.

우리금융 역시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병원 우리금융 회장도 “7~8조원 정도면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가 결정하고 추진하면 빠른 시일 내에 우리금융이 채권 발행 등을 통해 8조원 이상을 조달해 인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현재 금융 산업의 문제가 규모가 작아서인지, 시스템이 부족해서인지, 소프트웨어가 문제인지를 봐야 한다”며 “정부에 은행 측의 입장을 전달했고 정부의 합리적인 방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금융위 “시장 독과점 우려”

금융위원회와 시중은행들은 정부 주도의 메가뱅크가 자칫 금융권의 독과점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메가뱅크는 민간 시장에서 주도적으로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도 “메가뱅크가 정부 주도로 될 경우 공적금융기관의 시장 점유율이 커지고 민영화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할 만한 큰 은행이 탄생하는 것은 좋지만 민간 자유경쟁이 아닌 정부 유도 하에 메가뱅크가 탄생하는 것이 맞는 건가”라며 “시장에서의 독과점이 우려 되고 나중에 공정거래법이나 독과점이 문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단기적으로 봐서는 충격이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다른 은행들도 경쟁력이 생길 수 있고 서로 장단점이 있다”면서 “메가뱅크가 탄생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은행권이 아직까지는 공식적으로 대비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3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4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5
    KAI, 멕시코 현지생산·공급망 협력 추진…FEMIA·포스코인터와 MOU

    KAI, 멕시코 현지생산·공급망 협력 추진…FEMIA·포스코인터와 MOU

    한국항공우주산업(KAI·대표 김종출)이 멕시코에서 완제기 판매뿐 아니라 현지생산과 기술협력, 현지기업의 공급망 참여를 포함한 사업모델 구축을 추진한다. 멕시코 정부가 항공우주를 전략산업으로 정하고 자국산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지 산업 참여를 향후 완제기·민수·우주 사업 확대와 연결하려는 구상이다.KAI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