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회장 가족 뭘 먹었나요?"…특검 주변 음식점 취재열기

산업 / 토요경제 / 2008-04-07 09:28:05
우리나라 최고 거부 중에 한 사람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4일 비리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돼 자장면과 물만두로 저녁을 때웠다고 한다. 그의 부인 홍라희 삼성리움미술관장(2일 소환)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2월28일 소환)도 비빔국수와 삽겹살두부김치, 순두부비빔밥으로 각각 해결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자리잡은 특검의 한 관계자는 거물 소환자에 대한 '식사 대접'도 "은근히 신경쓰이는 문제"라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수사초기 특검 주변 음식점을 조사한 뒤 중식과 한식 등 6곳 정도를 '거래 음식점'으로 정해 이용하고 있다. 음식의 맛와 질 등을 신경써서 체크했음은 물론이다. 특검측은 음식 주문시 메뉴만 정할 뿐이지 특별한 요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식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특검은 보통 당일 오후 6시20분께 전화로 식사 주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일가처럼 '중요한'
소환자의 경우는 평소보다 10~20분 빨리 주문을 한다고 한 식당 관계자가 귀띔해 줬다.

이같은 '정성' 덕분인지 소환자들은 주문한 음식을 대부분 맛있게 먹고 있다고 특검 관계자는 전한다.

이 회장 등 삼성 일가도 마찬가지다.
이 회장은 L중국집 메뉴 중에서 가장 싼 자장면(3500원)과 물만두(4000원)를 주문해 먹었다. 한남동에서만 20년이 넘게 장사해 온 이 중국집은 영화 '넘버3'에도 등장한 적이 있는 동네 명물 음식점이다.

홍 관장과 이 전무는 S두부전문점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홍관장은 비빔국수 한 그릇과 삼겹살 두부김치(1만원)를, 이 전무는 순두부비빔밥(5000원)을 각각 먹었다. 이 식당의 특징은 조미료를 넣지 않고 손바닥선인장으로 만든 무농약 순두부를 사용하는 것이다.

삼성 일가가 저녁을 주문한 이 식당들은 나름대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L중국집의 경우 "이 회장이 소환된 다음날 오전에만 언론사 등에서 수십통의 문의전화가 왔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언론사 기자들은 삼성일가가 소환된 날에는 특검에 배달된 똑같은 음식을 주문해 먹어보며 취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유명세가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L중국집 연 모씨는 "이건희 회장이 (우리 음식을)먹었다고 달라질 게 있나요"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S두부전문점 관계자도 "삼성 일가가 먹었다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문제냐"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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