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시중은행 감사 '싹쓸이'

산업 / 토요경제 / 2008-03-31 09:34:52
올 들어 금융권 감사로 임명되거나 재선임된 인사 10여명 달해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권 감사 50~70% 금감원 출신
경영 감시보단 임기보장 위해 경영진과 유착 등 지적


금융회사들의 주주총회가 시작되면서 또 다시 금감원발(發)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금융기관 주총 시즌을 맞아 금융감독기관 출신 인사들이 시중은행 감사 자리로 내려 오거나 선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 들어 금융권의 감사직으로 임명되거나 재선임된 금감원 출신 인사는 대략 10여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지난 28일 주주총회를 통해 이성호 전 금감원 베이징 사무소장과 고영준 전 금감원 조사2국장을 감사로 임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8일 원우종 전 금감원 비은행감독국장을 새 상근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그는금감원 은행검사국장을 지낸 조재호 감사의 후임으로 가게 된다.


국민은행도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인 정용화 신용협동조합 신용공제 대표이사를 상임감사로 선임했다.
그는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를 지내다가 지난 2006년 신용협동중앙회 신용부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었다.


대구은행은 지난 12일 김용범 전 금감원 비은행검사1국장을 상근 감사위원으로 선임했으며, 부산은행은 지난 20일 금감원 총무국장과 은행담당 부원장보를 지낸 이순철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2년 임기의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 사외이사는 하나은행 상근 감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당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김종창 전 금감원 부원장을 최종 선임할 계획이었으나, 김 전 부원장이 신임 금감원장에 내정되면서 부결된 상태다. 현재 하나은행에는 정태철 전 금감원 증권담당 부원장보가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권 감사, 금감원 출신 '독식'

현재 시중은행을 비롯해 증권회사·생명보험사·카드회사 감사 자리의 50~70%가 금감원 출신으로 채워진 상태다. 이처럼 감독기구 출신자가 감사 자리를 독점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금융회사의 감사직은 많게는 8억원, 적어도 수억원의 연봉이 보장된 '자리'이기 때문이다.


또 은행의 실질적 경영 감시보단 자기의 보장된 범위에서 다른 쪽에 관심이 많아지고, 행장과 유착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 따라서 "이런 관행은 반드시 바꿔야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노조의 한 관계자는 "매년 이런 문제가 어김없이 재현되고 있는 금감원측에서 인사문제에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금융회사측에선 내부 인사가 퇴직한 후에 감사직으로 임명되길 더 원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영진들끼리는 금감원 출신 인사를 원할 수 있지만, 현장 종업원은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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