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유가' 보고서 '금리동결 신호?'

산업 / 토요경제 / 2008-02-26 09:54:08
"금리동결 시그널인가?"

3월 금융통화위원회를 2주일 가량 남겨놓은 25일 한국은행이 고유가가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보고서 집필자들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한은의 공식의견이 아니라고 발을 빼고 있지만 보고서가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원들에게 참고자료로 보고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금리동결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유가 심각한 수준" = 한은은 이날 '고유가 시대 장기화:가능성과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중장기적으로 고유가 행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중장기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경우 성장둔화 및 물가상승 영향이 더욱 현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2차 오일쇼크 당시와 현재의 유가수준이 비슷한데다 이같은 수준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해 우리경제에 커다란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 2차 오일쇼크 당시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95달러 수준이었다"며 "지난해의 경우 연평균 가격이 72달러 정도였지만 올들어서는 브랜트유의 평균가격이 배럴당 95달러를 넘나들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 작성 배경은 =한은이 3월 금통위 회의를 2주가량(3월 7일 개최) 남겨둔 시점에서 고유가 보고서를 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물가상승에 영향을 주어 콜금리 인하는 사실상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은이 고유가에 따른 2차 파급효과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경고'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풀이가 많다.

한은 관계자는 "고유가로 인해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이것이 가격이나 임금상승으로 연결되는 2차 파급효과는 미리 차단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보고서 역시 "각국 중앙은행은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유가상승의 2차 파급효과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을 약화시켜 왔다"고 명시했다.

◇금리동결 시그널? =2차 파급효과 차단을 위해서는 당연히 콜금리 인하는 물건너가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물가상승률이 이미 한은의 목표범위를 벗어난데다 2월 소비자물가는 4%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콜금리 인하 얘기는 상당히 힘을 잃은 상태다.

물론 한은은 이번 보고서가 금통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시장관계자들은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한은 관계자는 "이미 예전부터 보고서 작성을 해 온 것이기 때문에 굳이 금통위와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도 "보고서가 금통위원들에게 참고자료로 제공되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유가가 중장기적으로도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는 보고서를 접한 금통위원들이 금리인하를 결정하기에는 상당한 고민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박태근 한화증권 연구원은 "고유가와 물가상승으로 금리인하가 어려울 것이라는 일반적인 접근도 가능하다"며 "그러나 지난 2004년 고물가에도 금리를 인하한 학습효과가 있고 금통위원이 4월에 바뀌는 점, 기준금리도 변경되는 점, 1/4분기말쯤 실제 물가가 꼭지점을 찍고 내림세가 예상된다는 점 등으로 볼 때 금리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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