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개혁' 성공한 구본무 회장

산업 / 토요경제 / 2008-02-25 09:09:08
95년 구자경 명예회장으로 부터 LG그룹 경영 바통 이어받아

99년 LG화재 시작으로 LS그룹·GS그룹 이어 지난해 LG패션 분리
전자·화학·통신ㆍ서비스 3각 편대 형성 'LG웨이' 정착시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취임 13주년을 맞았다.
지난 1995년 구자경 명예회장으로 부터 LG그룹의 바통을 이어받은 지 13년이 된 이날 LG 그룹은 더 없이 조용하다.


공식적인 행사도 그룹 내에서의 발표도 없는 모습은 격식을 싫어하는 LG 문화가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지난 8일 설연휴 때 타계한 모친인 고 하정임 여사의 생가가 있는 경남 진주에서 만난 구 회장의 소탈한 모습을 경영에서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구 회장은 당시 수행원도 없이 혼자서 2명의 친지와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조용하다고 강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다.

강해진 'LG그룹'

구 회장이 취임한 후 13년간 LG그룹은 '무척' 강해졌다. 당시 럭키금성은 지난 2003년과 2005년 각각 계열분리한 LS그룹과 GS그룹이 포함돼 있는 그룹이었다. 그 당시와 현재를 비교해 보면 강해진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1994년말 계열사 50개의 럭키금성 그룹은 2007년말 현재 36개 계열사로 줄어든 LG그룹이 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30조원에서 94조원으로 213% 늘었고, 수출은 148억달러에서 470억달러로 218% 증가했다.


36개 계열사의 시가총액도 50개 계열사일 때(6조 8000억원)보다 815% 늘어 62조2000억원에 달한다. 외형은 줄었는데 경쟁력은 더 강화된 것이 구 회장의 13년 경영의 결실이다. 그는 지난 13년간 조용한 개혁을 추진해 많은 난제를 극복했다.


구 회장은 럭키금성이라는 그룹명을 현대적인 이름인 LG로 바꾸고 현재 사용하는 LG그룹 로고의 초안을 만들기도 했다. 회장 취임후 회사의 중역들을 GE나 모토로라 등에 파견해 다국적 기업들이 어떠한 경영을 하는지 배워 오도록 하는 등 경영혁신을 주도했다.

'LG 웨이' 정착 계속

LG그룹은 2003년 대기업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구회장은 이 과정에서 과감하게 계열사를 정리하는 가지치기를 단행했다. 1999년 LG화재(현 LIG손해보험)를 시작으로 2000년 LG벤처투자와 아워홈, 2003년 LS그룹, 2005년 GS그룹, 지난해 LG패션 등을 차례로 계열 분리했다.


그 대신 그룹의 사업영역을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로 단순화 전문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선택했다. 구 회장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2005년“'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 등을 정도경영으로 실천해 1등 LG가 되자”는 'LG 웨이'를 선포했다.


LG가 먼저 닦아 놓은 지주회사 체제의 길을 최근 들어 다른 대기업들도 뒤따르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특유의 노경 협의회도 상호 대립적이던 노사관계를 상호 존중의 수평적 관계로 바꿔 놓은 모범적인 모델로 평가를 받고 있다.


LG그룹의 한 임원은“올해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계속 펴 나가면서 고객경영과 정도경영의 'LG 웨이'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 화학이 대외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부문인 데다 최근 통신 시장이 SK텔레콤과 KT그룹의 양강(兩强)체제로 재편되고 있어 LG가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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