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흥기업, 자금위기 피해 '효성'에 안겼다

산업 / 토요경제 / 2008-02-11 13:52:59
진흥기업의 주주들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면서까지 효성에 회사를 판 것은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분양경기 침체로 주택건설 부문 부진이 지속되면서 자금 수혈이 다급해졌고 결국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회사를 팔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자금난은 일부 대형 건설사를 제외한 대부분 주택전문 건설사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이다. 분양가 상한제와 청약가점제, 은행 대출 규제, 무더기 미분양 사태 등으로 건설업계는 모든 임원들이 자금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진흥기업 고위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자금난에서 진흥기업은 예외가 아니었다"며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우호적 M&A였다"고 자금 압박에 상당기간 시달려왔음을 시사했다.

진흥기업은 토목건설 전문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주택건설이 진행공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공능력 45위로 비교적 잘 나간다고 여겨졌던 진흥기업이 M&A를 선택한 배경을 업계가 주택건설부문의 부진에서 찾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현재 도급공사대금 청구 및 회수내역 목록에 미회수액으로 남아 있는 공사를 기준으로 회수누계액의 82.8%와 미회수액의 98.0%가 아파트 및 주상복합 ,빌라건설 등에서 발생했다.

3분기까지의 신규수주금액의 91.6%인 4481억원과 9월말 현재 수주잔액의 78.2%인 1조1214억원도 아파트 및 주상복합, 빌라건설 등의 도급공사였다.

활발한 수주로 매출액은 급성장했다. 그러나 허울뿐이었다. 분양부진으로 공사대금이 회수되지 않아 미수금이 쌓였다.

진흥기업의 매출증가율은 2006년과 2007년 3분기까지 각각 41.7% 27.4%에 이른다. 그러나 영업이익률은 2006년 4.4%에서 2007년 3분기에는 2.7%로 악화됐다. 9월말 현재 미수금은 2535억원에 이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공사수행을 위해 시행사에 대여한 현금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관련 우발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었다. 9월말 현재 PF 대출보증이 1조2679억원, 채무인수약정이 1522억원에 이른다. 시행사 단기대여금은 1583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진흥기업은 2005년 말 이후 공사 및 분양미수금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미수금과 시행사 단기대여금이 전체 자산의 70%를 차지할 정도여서 유동성 부족이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금사정이 긴박했던 덕분에 효성은 큰 돈(?) 들이지 않고 자사 건설부문에 비해 사업 경쟁력이 있는 중견건설사를 인수할 수 있었다. 진흥기업의 잠재부실이 크다고 해도 기업규모가 훨씬 큰 효성의 재무건정성을 위협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신평사들은 효성이 진흥기업을 인수한 이후에도 효성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효성은 현재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회사채 등급 'A'와 'A-'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은 진흥기업을 인수하며 구주 인수와 함께 전환사채와 유상증자를 병행함으로써 진흥기업의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며 "회사는 기적적으로 회생했고, 주주는 자금을 회수했으며, 효성은 큰 자금출혈 없이 건설부문을 강화했으니 누이좋고 매부좋았던 거래인 셈"이라고 평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3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4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5
    KAI, 멕시코 현지생산·공급망 협력 추진…FEMIA·포스코인터와 MOU

    KAI, 멕시코 현지생산·공급망 협력 추진…FEMIA·포스코인터와 MOU

    한국항공우주산업(KAI·대표 김종출)이 멕시코에서 완제기 판매뿐 아니라 현지생산과 기술협력, 현지기업의 공급망 참여를 포함한 사업모델 구축을 추진한다. 멕시코 정부가 항공우주를 전략산업으로 정하고 자국산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지 산업 참여를 향후 완제기·민수·우주 사업 확대와 연결하려는 구상이다.KAI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