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상속세 폐지, 괜히 말해봐야"

산업 / 토요경제 / 2006-10-03 00:00:00

"말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괜히 해코지당하면 어쩌려고요"

최근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이 주장한 상속세 폐지론에 대해 경제계 수장인 전경련이 입을 열었다. 할 말은 많아도 말할 수 없는 심정이란다. 상속세 폐지의 장단점에 대해 논쟁을 하기만 해도 정부에 밉보일 것이 걱정된다는 우려다. 기업심리가 극도로 악화돼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경련 조건호 상근부회장은 2일 기자와 만나 "상속세 폐지에 대해 잘못 얘기했다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며 "저쪽(정부)에서 괜히 오해를 살 수 있어 이슈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조건호 부회장은 "상속세 폐지의 장단점이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런 장단점에 대해 논쟁하는 것조차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감한 문제를 꺼냈다가 괜히 해코지당할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상속세 폐지가 트렌드도 아니고 현 정권하에서는 이슈화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강신호 회장은 "상속세가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큰데 이를 폐지하면 나라살림이 어렵지 않겠냐"며 "상속세 폐지는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돈의 선순환을 위해 상속세를 폐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윤종용 부회장은 미국의 상속세 폐지 추진을 예로 들며 "상속세가 정부에 들어가 경제행위에 쓰이는데 2~3년이 걸리는데, 상속세가 없으면 바로 경제 행위에 쓰일 수 있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전경련은 지난 5월 춘계세미나에서 상속세 폐지에 대한 이론적 논거를 마련한 바 있다. 현행 상속세 규정은 과도한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인들이 이익을 재투자하기보다 배당을 높이는데만 관심을 쏟게 돼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에서 거둔 이익을 모두 배당할 경우, 이익을 재투자해 회사를 키운 뒤 상속하는 것보다 2세에게 물려줄 수 있는 지분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상속세를 무조건 폐지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보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찾는게 중요하다"며 "그러나 이같은 논쟁조차 할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와 기업 심리 악화가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서울=머니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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