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1위 등극' 예고…삼성전자의 굴욕

산업 / 토요경제 / 2007-10-08 14:19:54
드디어 '포스코 1위 등극'이란 말이 시장에 공식적으로 돌기 시작했다.

신영증권은 8일자 리포트에서 "중국 관련주의 대표주자인 포스코가 IT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시가총액면에서 넘어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미 이같은 전망은 물밑에서, 또는 공공연하게 거론돼 왔지만 포스코의 강세와 삼성전자의 약세가 맞물리며 가능성이 높은 전망으로 '승격'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자 조간을 보면 포스코와 삼성전자의 엇갈리는 전망을 대변하는 기사가 실려 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의 국제철강협회 회장 당선, 삼성전자의 노키아 따라하기 기사가 바로 그것이다. 한쪽은 포스코의 질주를, 다른 한쪽은 삼성전자의 절치부심을 보여준다.

◇포스코, 1위 등극은 언제=현재 포스코와 삼성전자의 시총 차이는 약 20조원 이하로 줄었다. 두 회사의 주가가 극명하게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어 그 격차는 갈수록 작아질 전망이다.

단순하게 발행주식 총수를 기준으로 할 때 포스코 주가가 22만원 가량만 오르면 시총에서도 삼성전자를 넘어서게 된다. 삼성전자 주가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하락하면 그 시기는 더욱 빨라진다.

현재 70만원대에 오른 포스코 주가는 지난 8월 22일 종가 기준으로 50만원을 기록했었다. 이후 마치 유망 벤처기업인 듯 7~12%대의 상승률을 손쉽게 기록하며 한달반만에 20만원 가량 오르는 기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에 대한 주가 전망은 평가잣대에 따라 대조적인 양상이다. 단기급등했다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이 줄었다는 보수적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실적향상 및 성장세 지속, 기업 인수합병(M&A) 추진의 공식화, 주요 투자자들의 매수세 유지 등을 감안할 때 "상승은 계속된다"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따라서 포스코가 지금과 같은 힘을 보일 경우 올해안에 시총면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세(勢)를 보면 주가가 보인다=이구택 회장의 국제철강협회 회장 선임은 상징적인 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로써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국 철강업체들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는 등 여러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협상 등 중요현안에서도 한국 업체들의 입김이 보다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인이 국제철강협회 회작직에 오른 것은 1996년 김만제 당시 포철 회장에 이어 두번째다. 하지만 이 회장의 선임은 민영화된 뒤 일군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게 포스코 안팎의 평가다. 정부의 각종 지원 없이 '나홀로 발전'을 추구했고, 이를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협회 회장 선임 이후 특유의 경제발전론을 다시한번 되새겼다. "제조업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이 다시 필요하며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경제발전의 선순환 고리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제조업을 줄여 표현하면 '굴뚝주'가 될 것이다. 굴뚝주는 IT, 바이오 등에 밀리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야 했지만 전체 경제의 역동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전통 제조업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포스코 주가는 그러나 CEO인 이 회장의 예상을 순식간에 치고 올라갔다. 포스코 주가가 50만원대에 올랐던 지난 8월 중순께 이 회장은 "회사 가치로 봐서 60만원은 가야 한다"고 했지만 이제 70만원 등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굴뚝주에 대한 가치재발견 또는 믿음은 그의 예상보다 더욱 빠르게 시장에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와 관련한 소식은 다소 우울하다. 모 경제지는 이날 삼성전자가 휴대폰 부문의 생산체제와 판매전략 등을 노키아식으로 개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휴대폰제조업체인 노키아를 벤치마킹해 원가절감, 물량확대, 마케팅전략 수정 등을 추진하는 게 골자다. 이는 얼마전까지 "프리미엄 전략으로 차별화해 노키아를 뛰어넘는다"며 야심차게 추진했던 전략을 포기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같은 전략수정은 일면 삼성전자의 '치고나가기식' 공격전략일 수 있지만, 동시에 '삼성만의 색깔'을 접어야 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뒤집어 판단하면 '삼성전자의 굴욕'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생활가전 등 황금분할된 각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해 1등 기업으로 자리잡는다"는 삼성의 야심찬 전략이 갈수록 색바래지고 있다는 실망스런 예측으로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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