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업계 ‘합종연횡’ 본격화

산업 / 토요경제 / 2007-10-08 09:48:02
세계 반도체 업계에 최근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개발과 생산에 드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 이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과거의 경쟁업체들과도 과감히 손을 잡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만이 유일하게 독자 노선을 걷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소용돌이 밖에서 견뎌낼지 불투명하다.

◇ 전방위 협력

하이닉스반도체는 최근 미국 오보닉스와 D램과 플래시메모리에 이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P램 기술을 도입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닉스는 이에 앞서 미국 샌디스크와 낸드플래시 개발과 공동생산, 판매 등 전방위적으로 협력키로 하는 한편 대만 프로모스와 D램 위탁생산을 협의하는 등 반도체 개발과 생산 전 부문에서 타 기업들과의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D램 세계 3위인 독일 키몬다는 일본 소니와 모바일 D램 개발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

큐래틱디자인으로 명명된 이 합작사는 PC가 아닌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 등 떠오르는 거대 메모리 반도체 수요처인 모바일 정보기기용 D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미국 인텔 역시 유럽 ST마이크로와 노어플래시메모리를 주력으로 하는 합작사인 뉴모닉스를 내년 1/4분기 중 공식 출범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이에 앞서 미국 마이크론과도 낸드플래시 합작사인 IMFT를 설립한 바 있다.

이 밖에 D램 4위인 일본 엘피다가 대만 파워칩과 공동으로 설립한 D램 전문업체인 렉스칩은 올해 4/4분기 중 공식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가운데 삼성전자만이 유일하게 합종연횡의 소용돌이를 비껴가고 있어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수년간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독보적인 리더십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경쟁사와의 협력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D램부문에서 하이닉스와 엘피다가, 낸드플래시부문에서는 도시바가 기술격차를 좁혀오고 있어 리더십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향후 타 업체와의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투자부담 줄이기

이러한 합종연횡 움직임은 300㎜(12인치) 반도체 공장 건설과 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하 미세공정으로 전환하는데 막대한 자금과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개별기업이 이 부담을 온전히 끌어안기에는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경쟁기업들과도 과감히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다는 것.

크기가 200㎜(8인치)인 반도체 원판(웨이퍼)을 다루는 공장 하나를 건설하는데 일반적으로 2조5000억원 가량이 투입되며, 300㎜ 공장은 그 2배 수준인 4조5000억원 규모가 투입된다.

또한 90나노미터에서 65나노미터, 45나노미터 등 반도체 제조공정이 한 세대씩 진화할수록 반도체 개발비용 역시 2배 이상 들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에서 300㎜ 공장 건설과 나노미터 공정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기업들 간 제휴 범위가 확산되는 동시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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