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가을남자, 수다맨이 되자

산업 / 토요경제 / 2007-10-05 18:20:05
‘수다’ 女스트레스 해소법? 男에게도 효과적

스포츠 등 가벼운 화제로 자신의 감정 공유


익숙했던 것들이 지루하게 느껴지고, 가지지 못했던 것에 대한 그리움과 반복되는 생활에 대한 우울감이 유난히 크게 다가오는 가을.


특히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불릴 정도로 남자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계절이다. 그렇다고 흔들리는 남자, 우울해하는 남자를 ‘시간이 약’이라고 설명하며 그저 지켜보기에는 위험함도 느끼게 된다.


우울함에 흠뻑 빠지는 가을 남자, 우울증이나 자살이라는 늪에서 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어쩌면 너무나 쉬울지도 모른다.


남자여, 수다를 떨어라


가을에 느끼는 회한의 감정은 단순히 쌀쌀해진 날씨로 인한 기분 탓이 아니다. 가을의 우울한 감정은 계절성 우울증이라는 의학적 설명이 가능하다.


계절성 우울증은 여름에 비해 줄어든 일조량은 멜라토닌 조절을 실패를 그 원인으로 한다.


수면주기와 생체리듬의 균형에 관여하는 멜라토닌의 조절이 실패하면 리듬이 깨지면서 수면이나 진정작용을 유발해 우울한 기분을 만들게 한다.


문제는 굳이 계절성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여성에 비해 감정의 표현이 약한 남성들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평소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이다. 스트레스는 운동 등의 취미 활동 등으로도 해소될 수 있지만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수다’이다.


흔히 여성들의 주된 스트레스 해소 출구로 알려진 수다는 남성에게도 매우 효과적인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으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신홍범 을지병원 정신과 교수는 “남녀를 떠나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정신치료적인 효과가 있다”며 “대화를 통해 환기를 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여기에서 의미하는 환기는 어떤 주제에 대한 정리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사람은 특정 문제에 부딪혔을 때 막연한 불안함과 막막함을 느끼게 돼 실제보다 그 문제가 더 커 보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대화를 하면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객관화시키며 정리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대화를 통해 객관화된 문제는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주면서 불필요한 에너지의 소비를 막아주게 된다.


결국 남자들의 수다는 자신의 문제를 정리하는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상대방도 자신의 상태를 인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여겨질 수 있다.


말 없는 남성을 위한 현명한 대화법은?


최근 직장인 1500여명을 대상으로 하루 평균 가족과 대화를 나눈 시간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7%가 30분 미만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는 고통을 표현하지 않아야 남자답다는 사회적 영향이 많은 영향을 준 결과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남자도 수다가 필요한 시대. 현명한 남자의 수다법은 무엇이 있을까.


흔히 많은 남자들은 진지한 화제가 있어야 대화를 나누기 쉽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또는 술을 마셔야만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하지만 의외로 시작은 간단하다. 굳이 큰 화제가 없어도 스포츠에서 날씨, 뉴스, 자신의 추억 등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백종우 경희의료원 정신과 교수는 “우선 가벼운 화제로 시작해 자신의 감정을 공유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며 “더불어 곁에 있는 사람도 그 감정을 그대로 받아주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표현 방법 또한 익힐 필요가 있다. 되도록 일상적인 얘기 속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되 감정을 공격적으로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다시 설명하면 “너 때문에 힘들다”라는 표현 보다는 “이런 일 때문에 내가 힘들다”라고 표현하며 자신을 중심으로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백종우 교수는 “해결책은 스스로가 알고 있는 경우가 많고 본인이 찾아야 하는 것”이라며 “주위 사람은 있는 그대로 그 사람의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만으로도 말하는 사람이 다른 방법을 가질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고 강조한다.


한편, 수다는 정신적인 도움을 주는 동시에 안정감을 주면서 혈압을 낮추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말을 많이 할 경우 뇌에 있는 도파민, 옥시토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돼 쾌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항우울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저작(씹는 활동)을 하며 나타나는 리듬이 골격을 통해 뇌로 전달되고 이것이 세로토닌을 분비한다는 설명인데 말을 할 때에도 저작을 할 때와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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