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재계 가격규제 조항 두고 '정면충돌'

산업 / 토요경제 / 2007-10-03 20:14:38
공정거래위원회와 재계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 포함된 시장지배적사업자 가격남용행위 규제 조항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가격규제는 반시장적"이라는 발표문을 내자마자 공정위가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자료를 발표하고 나서면서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공정위는 지난 8월 시장지배적(독점)사업자의 가격이 비용원가나 이익률, 동종·유사 업종에 비해 가격이 높을 경우 가격남용 행위로 규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현재는 가격 남용 규제는 원가나 동종·유사업종 비용 변동에 비해 가격을 지나치게 올리거나 내리는 경우만으로 한정돼 있다. 가격 변동때만 해당됐던 규제가 현재가격 자체에도 적용되게 된다는 뜻이다.

전경련은 이에 따라 "사실상 정부가 직접적으로 가격규제를 할 수 있게 된다"며 "반시장적인 규제 강화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공정위가 가격이 시장의 수요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점을 부인하고 제조원가를 기준으로 규제한다는 것은 기업의 창의적 활동과 경제의 효율성이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이익률이 경쟁업체보다 현격히 높은 경우를 규제한다는 것 또한 경영활동을 제약하고, 경제발전의 동기를 봉쇄하는 조치"라며 해당 조항의 도입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같은 전경련의 주장에 대해 공정위도 즉각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공정위는 "가격남용 규제가 독과점적 사업자가 지배력을 남용하는 경우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직접적 가격규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 외국의 경우 직접적인 가격규제가 드물다는 전경련에 주장에 대해 "가격남용 규제를 엄격한 요건하에 예외적으로 적용해 규제건수가 적은 것"이라며 "'드물다'는 것은 외국에서도 가격남용행위를 엄연히 규제하고 있다는 것을 전경련이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가격규제가 △사실상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입이 어려울 경우 △실질적 경쟁이 없는 독점 분야인 경우 △비용이나 동종업계 가격에 비해 가격이 현저하게 높을 경우 등 엄격한 기준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기업들의 혁신노력을 저해한다는 우려를 막기 위해 기술·경영 혁신을 통해 상품을 개발하거나 비용을 절감한 경우는 가격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점을 개정안에 포함하고 이익률 요건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은 '공정거래법'과 '시행령'상의 불일치를 해소하려는 것 뿐이며 입법예고 기간동안 의견을 수렴해 개정안을 이미 수정했다"며 전경련의 반발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3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4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5
    KAI, 멕시코 현지생산·공급망 협력 추진…FEMIA·포스코인터와 MOU

    KAI, 멕시코 현지생산·공급망 협력 추진…FEMIA·포스코인터와 MOU

    한국항공우주산업(KAI·대표 김종출)이 멕시코에서 완제기 판매뿐 아니라 현지생산과 기술협력, 현지기업의 공급망 참여를 포함한 사업모델 구축을 추진한다. 멕시코 정부가 항공우주를 전략산업으로 정하고 자국산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지 산업 참여를 향후 완제기·민수·우주 사업 확대와 연결하려는 구상이다.KAI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