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자연의 청량함과 아름다움, 타이완 삼림계(杉林溪)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5-04-05 23:45:05
아름다운 산길에 위치한 송룡폭포의 장엄함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박용우 객원기자] ‘역사도시’의 기준은 무엇일까? 우리는 기본적으로 유서 깊은 건축물과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도시를 역사도시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곳은 도시의 역사가 오래되고 많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타이완(臺灣, 中華民國)은 어떨까? 결국 중국의 역사에서 맥이 이어지는 타이완은 중국과 하나의 문화라고 봐야하고 ‘중국’ 자체의 이미지는 결과적으로 ‘오래된 역사’라는 인상을 함께 던져준다.


‘역사도시’의 관점을 우리나라로 끌고 오면, 수도인 서울 역시 ‘역사’라는 단어를 상당히 강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서울시가 세계 각국에 내세웠던 서울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 600년간 수도였던 서울”로 역사성을 강조하는 데 많은 노력을 들였다.
그러나 경복궁과 일부 역사 유적을 아무리 내세워도 서울을 방문한 많은 외국인들은 ‘역사도시’라는 단어보다는 ‘세련된 현대 도시’라고 못을 박았다. 특히 도시학을 전공하는 이들은 더욱 확고했다.
뒤집어 타이완 ‘제 3의 도시’ 타이중(臺中)을 다시 생각해보자. 타이중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중국의 한족들이 이주하기 시작한 17세기 말 부터이며, 본격적인 도시의 발전은 일제의 침략 이후였다. 도시의 역사성을 언급하기에는 짧은 느낌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하는 ‘도시’라는 관점을 지우고 본다면, 기존의 토착민들이 살아왔던 세월은 분명 ‘유구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성’이라는 관점을 인간이 만들어 낸 문화에 국한하지 않는다면 더욱 그렇다. 이번에 소개할 장소는 바로 자연 그대로의 절경이 오랜 역사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는 ‘삼림계(杉林溪)’다.
타이중, 도시관광이 전부가 아니다
이곳 삼림계는 타이중 분지 남단에 위치한 난터우현의 현청 소제지인 난터우(南投)에 위치하고 있다. 난터우 역시 타이중과 마찬가지로 청나라 때인 1725년에 건설된 도시다. 타이완 전체적으로 볼 때는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난터우는 과거부터 제당업의 중심지였고 현재는 유전이 개발되어 정유공장도 자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임업과 농업이 발전한 곳이다.
이 곳 삼림계는 선 링크 씨 호텔(杉林溪大飯店, Sun Link Sea Hotel)에서 직접 관리를 하고 있다. 이동도 호텔에서 호텔 차량으로 입구까지 이동이 가능하며, 현지 가이드 역시 호텔 직원이 맡고 있다. 타이중 여행에서 삼림계를 찾는다면 상쾌한 아침 공기가 일품인 이른 시간에 삼림계 송룡암(松龍岩)과 송룡폭포(松龍瀑布), 천지안(天地眼) 등을 지나는 트래킹 코스가 가장 인상적이라고 추천한다.
동화 속 산길의 신선함을 만나다
삼림계는 우리가 중국 무술영화에서 종종 봐왔던 은거하고 있는 고수가 독문무공을 연마하기에 딱 어울리는 곳이다. 입구에 위치한 현수교부터 이러한 느낌을 부추기고 있다. 멀리 폭포에서부터 흘러내린 물로 인해 만들어진 현수교 아래의 연못에는 물고기들이 가득하다. 근대 이후 본격적인 도시의 틀을 갖춘 타이중에서 만나는 녹색의 세계는 상당한 매력을 자랑한다.
현수교 우측으로는 방부목으로 만든 길이 이어진다. 송룡폭포를 향해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작은 폭포도 마주하게 된다.
겨울에도 평균 기온이 섭씨 15도가 넘는 아열대의 타이완인 만큼 아침 산행 역시 적당한 열기를 동반하게 되는데 송룡폭포를 가며 마주한 작은 폭포의 존재는 시원함과 청량함을 관광객들에게 선물한다. 물론, 습한 기후인 탓에 겨울에는 기온보다 다소 서늘한 느낌을 주는 타이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겨울에는 다소 쌀쌀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연이 빚은 예술과 같은 길을 지나 아름다운 길을 따라가면 멀리 폭포가 보인다. 폭포와의 거리가 조금씩 가까워짐을 느끼며 목적지에 도착하면 거대한 송룡폭포와 만날 수 있다. 폭포수의 양이 많은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이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기자가 방문한 날은 엄청난 수량이 장대한 물줄기를 자랑하는 날이었다.
The eye of Heaven and Earth
송룡폭포를 지나서 가는 곳은 해발 1800m에 위치한 천지안이다. 이끼가 가득한 주변 길은 습도가 높은 타이완에서도 거대한 폭포의 영향이 함께 어우러진 삼림계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걸어서 ‘선민터널(先民隧道)’이라는 높이가 낮은 터널을 지나면 천지안까지 이어지는 트래킹 코스가 등장한다. ‘지안보도(地眼步道)’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길이다.
이 길을 5분 정도 걸으면 ‘천고홍회(千古紅檜)’라는 이름을 만날 수 있다. 이미 죽은 채 어마 어마한 크기의 밑둥 만이 남아있는 나무다. 인위적으로 고목(枯木)이 되고 말았지만 죽어서도 압도적인 규모로 사람들에게 커다란 볼거리를 선물해주고 있다.
해달 1600m에서부터 오르는 천지안을 향한 길은 생각보다 힘든 코스다. 나무를 지나 10분가량을 가다보면 결국 두 개의 구멍이 바위에 위치한 ‘천지안’에 도착하게 된다. ‘땅에서 하늘에 가장 가까운 두 눈’이라는 천지안은 타이완에서 가장 기가 센 신성한 장소라고 한다.
또한 이곳에서 기운을 받으면 건강에도 좋으며, 특히 눈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의학적으로 검증이 된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천지안을 향하는 길은 다소 버겁고 어려움이 있지만 내려올 때는 비교적 가볍게 하산할 수 있다. 산은 오르는 것 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힘들어서 낯선 이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과 달리 삼림계는 일단 천지안까지 오르는 것만 성공하면 그 뒤는 일사천리다.
삼림계에는 원주민이 나무에 직접 조각을 했다는 카페가 있으며 삼림계에서 호텔로 향하는 길에는 식목원도 자리하고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진호
박진호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박진호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CJ그룹이 중앙일보 본입찰을 사흘 앞두고 다우키움그룹과 공동 인수를 추진하면서 막판 행보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현 회장의 기존 투자 결정 패턴에 비춰 새로운 제안이나 거래조건 변화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19일 중앙일보 인수 본입찰에 참

    2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3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의 핵심 변화는 자동차 제조기반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데 있다. 기존 공장과 공급망을 인공지능(AI)·로봇 기술의 실증 및 사업화 기반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 중심의 산업구조를 확장하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을 이어받았다. 정몽구 체제가

    4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이 법인 재편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 대응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로비업체의 활동 종료 신고가 확인된 가운데 올해 신설법인이 체결한 계약에는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공식 의제로 등장했다.16일 토요경제가 미국 연방의회 로비활동 공개시스템(LDA)과 SK하이닉스 공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의 미국

    5
    산은캐피탈·고팍스도 침해사고…금융사 130곳 보안관리 미흡

    산은캐피탈·고팍스도 침해사고…금융사 130곳 보안관리 미흡

    산은캐피탈과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에서도 침해사고가 확인됐다. 금융권 전반으로 사고가 확산하는 가운데 금융회사 자체점검에서도 보안관리 미흡 사례가 대거 드러났다.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오후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제2차 긴급 상황대응 회의'를 열고 금융권 침해사고 조사 결과와 보안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