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바흐 묶은 강영숙, "중국 선수 막는 각오로 나섰다"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5-03-26 21:42:26

[토요경제=청주, 박진호 기자] 플레이 타임 9분 7초. 1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전형적인 식스맨의 기록으로 주전 선수에게 휴식 시간을 주는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은 성적. 그러나 26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4-1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는 이 기록의 주인공이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초반부터 흐름을 잡아가며 우세한 경기를 펼치던 우리은행은 1쿼터 막판 비키바흐에게 연속으로 6점을 내주며 추격을 당했다. 지난 두 경기에서 비키바흐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던 사샤 굿렛은 오히려 힘겨운 모습을 보였고, 외곽이 터지지 않으며 답답한 경기를 이어가던 KB는 새로운 활로를 찾는 듯 했다.
그러나 2쿼터 시작과 동시에 강영숙을 투입하며 비키바흐를 막게 한 우리은행은 외국인 선수를 샤데 휴스턴으로 교체하며 공격과 수비에서 동시에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이 작전은 주효했다.
휴스턴은 2쿼터에 14점을 몰아넣으며 경기 분위기를 우리은행 쪽으로 이끌었다. 또한 강영숙은 비키바흐의 득점을 막아서며 KB의 공격 루트를 틀어막았다. 결국 2쿼터 점수는 43-23. 무려 20점차까지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 KB는 마지막까지 2쿼터에 벌어진 점수를 좁히지 못했다.
정규리그 때는 KB와의 경기에 거의 출전하지 않았던 강영숙은 이날 비키바흐를 수비하는 것에 대해 “국가대표 시절 중국 선수를 상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놓쳐도 샤데 휴스턴이 뒤에 있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 없이 승부한 것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강영숙은 시즌 막판 우리은행 선수들의 몸 상태가 올라오기 시작했다며 플레이오프에서 어느 팀이 올라오든 자신들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까지 10차례의 우승을 경험하며 여자농구 선수 중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강영숙은 주전이 아닌 식스맨으로 경기에 나서는 것이 정신적인 피로도 면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짧은 시간 코트에 나서면서 분위기를 바꾸고 동료들을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4차전에서 우승을 결정짓고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 쉬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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