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급 활약' 김단비, "MVP랑 인연이 없나봐요"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5-03-12 17:23:21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제시카 브릴랜드의 부상 이후 마땅한 대체 선수를 구하지 못했던 신한은행은 카리마 크리스마스 한 명으로 외국인 선수 쿼터를 채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이 정규리그 2위자리를 확고히 할 수 있었던 것은 크리스마스가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기량으로 기대 이상의 역할을 펼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김단비가 그야 말로 외국인 선수에 버금가는 활약을 보이며 약점을 커버했다. 이른 바 ‘용병 단비’의 등장이다.
김단비는 올 시즌 35경기를 소화하며 경기당 13.4득점에 6.6리바운드 2.9 어시스트 1.2스틸, 1,1 블록슛을 기록하는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의 활약을 펼쳤다. 시즌 초반 신한은행의 팀 워크가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는 경기당 더블-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다시피 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50개 이상의 3점을 성공시켰으며 성공률도 30%가 넘었다. 자유투 성공률도 78%선으로 회복됐고, 무엇보다 득점과 리바운드를 함께 책임지는 원숙한 에이스의 모습을 과시했다.
국내 선수 중 리바운드는 전체 1위. 득점은 평균에서는 김정은(하나외환)에 이어 2위였고, 총점에서는 1위였다.
김단비의 용병급 ‘미친 활약’은 신한은행이 올 시즌 초반의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을 찾아가는 데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따라서 정규리그 MVP의 가능성도 상당히 높게 점쳐졌었다. 그러나 끝내 MVP의 영광은 김단비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2년 연속 정규리그 MVP를 차지한 박혜진은 물론 MVP 경쟁을 펼친 양지희-임영희 등과도 전혀 밀리지 않는 기록을 자랑했지만 정규리그 우승팀 프리미엄을 극복하지 못했다.
“MVP랑은 인연이 없나봐요.”
시상식이 끝나고 김단비는 특유의 쿨함으로 화답하며 환하게 웃었다.
김단비는 신한은행이 통합 6연패를 하던 시기에도 MVP를 수상할 기회가 있었지만 사실상 당시의 팀 선배들에게 양보를 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이 자체적으로 MVP 후보로 김단비 대신 다른 선수를 추천했기 때문이다. 당시 임달식 감독은 김단비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김단비는 자신은 아직 어린 만큼 나중에 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김단비는 이번 시즌이 자신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우승팀에서 MVP가 나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기록 면에서도 박혜진이나 우리은행의 다른 선수들을 자신이 확실하게 압도한 것이 아닌 만큼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또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MVP를 수상할 경우 괜한 구설에 오를 수 있어 차라리 받지 못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다만 주변에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지인들이 많아서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 김단비는 아직 시즌이 다 끝난 것이 아니기에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까지 후회 없이 마치고 그때 정상에서 웃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사진 :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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