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지친 자여, 이곳으로 오라 … 팔라우 에코테마파크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5-03-10 13:23:47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박용우 객원기자] 아무리 좋은 것도 계속 보면 별로다. 아무리 맛있는 것도 계속 먹으면 질릴 수 있다. 물론 아닌 것도 있을 수 있고 개인차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관광의 보고로 부족함이 없는 팔라우지만 벌써 한 달 넘게 팔라우만 외쳐댔다. 이제는 끝낼 때가 됐다. 팔라우 접고 다른 곳으로 넘어가야 한다. 그래서 이번이 팔라우 여행기의 마지막이다.


수차례 언급했듯이 팔라우는 ‘신들의 바다정원’이라는 별명과 함께 ‘해상 자원의 보고’로 불리고 있다. 섬으로 이루어졌다는 것만 봐도 바다를 빼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소개한 모든 팔라우의 코스들이 바다와 연관이 되어 있다. 밀키웨이와 젤리피쉬 레이크, 걸매아우스와 세멘터리, 우롱채널은 물론 밤낚시 역시 바다 위에서 이루어졌다. 계속 바다만 돌아다녔으니 이제는 바다를 접고 다른 곳으로 떠나보자.
준비물을 잊지 말자
팔라우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에코테마파크(Palau Eco theme park)다.
사실 대충보면 그냥 아무것도 없이 방치된 자연 그대로에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장치 몇 개를 깔아둔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친환경이고 자연과의 공생이 아닐까? 어쨌든 그래서 이름도 ECO가 아니던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에코테마파크를 갈 때는 등산 좀 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우선이다. 그렇다. 산이다! 사전적 의미로 반대말은 아니지만 뭔가 바다와는 상대적 의미를 갖고 있는 듯한 느낌의 산이 등장한다.
에코테마파크 최고의 절경을 보기 위해서는 등산의 체감을 그대로 경험해야 하는 행군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바다의 왕국’ 팔라우인 만큼 수영복이 필수다. 수영복만 입고 다니는 것이 신경쓰인다면 물에 젖어도 좋은 소재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아쿠아슈즈도 필수다. 가장 좋은 것은 아쿠아슈즈 겸 트래킹화다.
에코테마파크는 팔라우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인 코로르(KOROR) 시내에서 차로 4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가장 번화했다고는 하지만 ‘소박하다’는 말이 ‘포장’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한 도시를 지나다 보면 중간 중간 한글 간판도 예상 외로 많이 볼 수 있다.
에코테마파크는 초입부터 내리막의 숲길에서 시작된다. 조금만 가다보면 철길이 나타나는 데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전쟁을 일으켰던 일본이 알루미늄의 재료인 보크사이트를 본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만들어 둔 철길이다. 철길은 항구까지 연결되어 있는 데 팔라우 정부는 이 철길을 유적으로 지정해 두었다. 그러나 지정은 했지만 관리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
걷는자, 절경을 눈에 담게 되리라.
철길을 따라 걸어가면 연인들을 위한 하트모양의 포토존이 등장한다. 포토존은 서로 다른 두 나무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자라다가 서로 하나가 되어 ‘러브 트리’로 불리고 있는 곳에 존재한다. ‘러브 트리’에는 나무를 따라 연인의 이름을 적은 코코넛이 매달려 있다. 서울 남산 타워에 매달린 자물쇠의 친환경 버전이다.
이렇게 계속 걷다보면 에코테마파크 최고의 절경인 타키폭포로 향하는 짚라인(ZIP-LINE)을 만나게 된다. 사람에게 하늘을 나는 경험을 선물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냥 공중에 매달려 끌려가는 것에 불과한 짚라인은 3번에 걸쳐 타키폭포까지 연결되어 있다.
단순한 놀이기구라고도 볼 수 있는 짚라인은 아름다운 자연을 발 아래로 내려다보며 맑은 공기를 그대로 호흡할 수 있는 다이나믹한 이동 수단이다. 정적인 케이블카와는 분명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물론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보는 관광과 참여하는 관광의 공존
산을 걸어 조금만 내려가면 완만한 계곡이 나타나고 물길을 따라 걸으면 한 여름철 피서지로 안성맞춤인 장소들이 여럿 등장한다. 그야말로 천연의 수영장이 여러 곳에 버티고 있다. 실제로 많은 관광객들이 이동하던 걸음을 멈추고 수영을 즐긴다. 수영복을 챙겨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다만 곳곳에 있는 물 웅덩이 중 어떤 곳들은 제법 깊이가 있으니 주의를 해야 한다.
에코테마파크에는 천연 자연의 흙길과 물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는 방법도 있지만 나무 데크로 만들어진 길도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관광객의 자유다. 다만 한국 여행객들이 물길이나 진흙을 밟는 걸 싫어해서 나무 데크로 길을 만들었다는 가이드의 말은 뭔가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한참을 걸으면 아름다운 물줄기가 떨어지는 비경의 타키 폭포(TAKI Waterfall)를 만나게 된다. 다른 이름으로는 느가드마우 폭포(Ngardmau Waterfall)라고도 한다. 거대한 폭포의 물줄기를 직접 체험하는 기분은 말로 형언할 수 없다. 바라보는 아름다움과 직접 즐기는 어드벤처가 함께하는 팔라우 관광의 묘미가 바다가 아닌 곳에도 천혜의 자연과 함께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
폭포를 보고 돌아오는 마지막 코스가 오르막길인 것이 다소 함정이라면 함정이지만 그래도 모노레일이 있으니 다소 위안을 받을 수는 있다. 걷기 싫은 자, 앉아서 오면 된다. 단, 걷는 속도와 똑같다. 대자연 속에 모든 것을 내맡기고 급할 것 없이 내려놓으면 되는 여행에서 굳이 서두르지 말라는 아름다운 충고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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