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울리는 5% 금리 유혹

산업 / 황지혜 / 2006-06-02 00:00:00
목돈 고객 유치 차원에 국한 돼 최소 천만원은 넣어야 혜택 누려

은행가에 불고있는 5% 금리 바람이 부자 고객에게만 유리하게 적용되고 있다.

저금리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던 서민들은 5% 금리 소식에 귀가 솔깃해졌다 도로 속만 태우고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 경우다.

하나ㆍSC제일은행이 지난 3,4월에 앞서 특판예금을 판매를 시작한 이후 시중 은행이 앞다투어 고금리 특판예금을 내놔, 현재 기존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 4%대에서 5%로 고정되고 있는 추세다.

과잉 대출 경쟁으로 부족해진 수신액을 단기간에 채우기 위해 고객을 향해 고금리 손짓을 보내는 것. 무조건 예금을 끌어 모으기에 주력을 다하고 있어, 자사 농구팀 선전기원, 월드컵 경기 기념, 자사 창립 기념 등 이벤트 성이 짙은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에 기준금리보다 1.0%포인트 높은 4.3%의 금리를 제공한 바 있는 신한은행은 올해에도 자사 여자농구단 성적에 따라 최고 연 5.7%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내놨다.

또 하나은행은 월드컵 공식 후원사 지정을 기념해, 지난 3월에 2조원의 특판예금을 판매한 데 이어 지난 5월 19일까지 1억원 이상 예금에 대해 5%의 금리로 2조4,000억원 규모의 특판예금을 유치했다.

노사갈등으로 영업부진에 시달렸던 한국씨티은행도 최근 1년 정기예금에 최고 연 5.1% 금리 혜택을 주는 특판예금의 판매에 들어갔다. 1년 만기 양도성정기예금(CD)에는 연 5.2%의 금리를 제공한다. 오는 7월에 있을 전산통합을 앞두고 예금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속셈이다.

여기에 정기예금으로까지 5%금리 인상이 확대돼, 당분간 5% 금리 열기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3.3-3.8%에 불과했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올해는 각 은행별로 최고 3.7%에서 최대 4.9%를 기록했다.

이어 국책은행과 저축은행도 고금리 특판예금 출시에 가세했다. 산업은행은 창립 52주년과 기업이미지(CI) 변경을 기념해 연 5.0%의 이자를 지급하는 정기예금을 오는 6월20일까지 판매한다.

그러나 시중 은행들이 내놓은 5% 대 고금리 특판예금의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1,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의 목돈을 맡겨야 한다. 순저축액이 1,0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가구가 전체 가구 중 4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서민들이 이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은행간 경쟁으로 수신 확보가 다급한 은행 입장이 목돈을 예치하는 거액 고객 유치에만 신경을 쏟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외환은행이 최근 판매하고 있는 1년 만기의 '고객사랑 특판예금'의 경우 1억원 이상 예금자에게 5%를 제공하고, 1,000만원 이상 고객에는 4.8%를 부여한다. 산업은행도 1,000만원 이상 고객에게 5% 금리의 특판예금을 판매 중이다.

게다가 특판예금과 별도로 소수 고객에게 적용되는 본부 승인 금리도 일부 은행의 경우 최근 5%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본점 승인금리는 소수의 주요 고객에게만 적용되고 형평성에 문제가 있어 대외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5.0-5.1%의 본점 승인금리가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반 예금자의 금리가 연 3.5%-4.0% 수준인 것에 비해 많게는 연 1.5% 이상 차이가 난다.

한편 은행의 금리 경쟁 과열로 지난달 은행권 예금금리는 평균 4.37%로 38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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