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동산 버블 붕괴 사례

산업 / 김덕헌 / 2006-05-22 00:00:00
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91년까지 급상승

지난 83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부동산가격 상승은 85년 플라자 합의를 기점으로 87~91년까지 급상승 했다.

엔화 강세를 용인한 일본 정부는 엔고로 인한 수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5%대에 머물던 금리를 86년 1월부터 87년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2.5%까지 인하했다.

이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이로 인한 통화증가율은 85년 3.8%에서 88년 13%로 뛰었다. 넘치는 돈들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개인의 부동산 보유 비중은 81년 48.3%에서 87년 57.3%로 증가했다.

은행들은 조달 금리보다 운용 금리가 높아지자 금융자산 및 부동산 보유 비중을 늘렸다.

개인과 기업들도 부동산 담보대출을 받아 다시 부동산을 사들였다. 기업들이 사들인 토지는 84년까지 매년 8500억엔 수준이었지만 85~90년 사이에는 8배나 되는 연평균 6조7000억엔 규모로 치솟았다. 도쿄를 포함한 일본 6대 도시 상업지의 평균 땅값은 85년을 100으로 봤을 때 87년 201.4, 90년 374.6으로 올랐다.

보유세 부담은 낮고 거래세 부담은 높은 일본의 조세 체계도 버블 확대에 부채질했다. 보유세 부담률이 낮아 값비싼 땅을 활용하지 않은 채 보유해도 경제적 불이익이 약했다.

부동산값이 오르자 일본 정부는 80년대 중후반 양도세 인상, 토지거래 감시구역제도(한국의 토지거래 허가제격)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수급 불안이 심화돼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켰다.
땅값이 올라 이익이 많이 생겨도 팔지 않으면 양도세를 안물어도 돼 매각을 억제하고 토지거래를 막아 효율적 토지 이용이 저해됐다.

또 감시구역 내에서도 지가가 빠르게 상승해 지가 폭등의 원인에는 손을 대지 않고 지가조작에 그친 조치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도 80년대 후반 버블의 존재를 부정하는 견해가 일반적이었고 자산가격 상승이 경기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면서 "버블 여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만큼 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결여돼 정책판단의 지연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엔고가 약화되고 부동산값이 계속 치솟자 일본 정부는 89년5월부터 90년 8월까지 금리를 2.5%에서 6%까지 급격히 인상했다.

또 90년 3월 부동산 관련 대출의 총량 규제를 실시했다.금리 인상과 세제 등 전방위적 공격을 받자 버블 거치기 시작됐다.

91년부터 부동산과 주가가 폭락하면서 금융회사와 개인의 파산이 속출했다. 이후 10여년간 장기 불황이 이어졌다. 수십개 알짜기업이 부동산 투자 실패로 사라져버렸다.

은행 등 금융사들은 부실 채권의 급증으로 해마다 '금융위기론'에 시달렸다. 97년에는 야마이치증권.홋카이도타쿠쇼쿠은행 등이 연달아 무너졌다. 집값은 91년 이후 10여년 사이 주택지의 경우 최고 60%, 상업지의 경우 80%가 폭락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거품현상과 반드시 동일하지는 않지만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수도권 핵심지역에서 출발해 점차 확산되는 양상이 닮았다. 국내 부동산 가격 급등은 강남에서 출발한 뒤 서울과 수도권을 거쳐 지방으로 확산됐고, 일본은 도쿄 3개 지역에서 시작해 도쿄권을 거쳐 지방으로 퍼져나갔다.

공급에 비해 부족한 실수요, 저금리하의 과도한 시중 유동성, 금융기관의 공격적 부동산 관련 대출 확대 등의 요인도 비슷하다.

일본은 10년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튼튼한 체력을 보유했지만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불황이 장기화하면 이를 극복하거나 버틸 수 있는 능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다.

특히 정부부채가 크게 증가해 재정 지출확대로 버티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거품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일본 버블의 주요 원인은 과도한 금융완화 정책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점진적 금리 인상을 통해 부동자금을 흡수하는 한편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 억제책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덕헌
김덕헌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김덕헌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3
    금융위, 금융사 외부접속 '원칙 차단'…KB국민·NH농협 등 보안점검 강화

    금융위, 금융사 외부접속 '원칙 차단'…KB국민·NH농협 등 보안점검 강화

    금융당국이 금융권 연쇄 침해사고에 대응해 불필요한 외부접속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다. 이미 공유된 공격정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유사 사고가 발생하면 금융회사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 금융업권별 협회, 주요 금융회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 금융권 긴급 점검

    4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은평구 역촌역세권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남은 승부처는 목동과 오금현대 등 4분기 서울 대형 정비사업이다.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역촌역세권(대조동)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이날 임시총회를 열고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시공사 선정 안건에는 287명이

    5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