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證 지분매각·개인비리 국회로 비화

산업 / 황지혜 / 2006-09-18 00:00:00
안택수 의원"국감서 강회장 스톡옵션 집중 추궁" 금융당국의 편법 자금대출 묵인도 도마위

지난 7월 서울증권의 최대주주인 강찬수 회장이 유진기업과 지분 매각계약 체결한 이래 '개인비리 의혹'이 제기돼, 노조와 첨예하게 갈등을 빚고 있던 가운데 이 문제가 국회로까지 비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국감에서 강 회장의 개인비리 의혹은 물론 지분매각에 얽힌 과정, 금융당국의 방관 태도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금융권, 정치권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은 지난 13일 "강찬수 서울증권 회장의 스톡옵션 특혜부여 및 스톡옵션매입을 위한 편법 자금대출 문제를 다음달 열리는 금융감독원과 금융감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식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측에서 서울증권과 관련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강 회장이 유진기업과 지분 매각거래시, 자신의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뒤 주식을 매각한 것은 엄연히 증권거래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안 위원의 측근은 "강 회장이 스톡옵션 행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담보로 편법 대출을 받았는지 여부와 무려 13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을 시장 가격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헐값으로 부여받은 진상, 미국 투자가 소로스를 도와 국부 유출을 초래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강 회장의 스톡옵션 매입과정에 불법적인 요소가 많은 것이 발견됐음에도 이를 묵인하고 있는 금감위와 금감원에 대해 국감에서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과 갈등의 골이 깊게 파있는 노조측은 이번 국회 상정으로 강 회장의 개인 비리문제가 전국적으로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민주금융노조는 지난달 10일 강 회장의 스톡옵션 자금 마련 과정의 불법행위, 21일 허위사실 유포와 5% 공시룰 위반을 문제삼아 추가 고발한 상태다. 또 지난달 강 회장의 자격박탈을 금감원과 증권업협회에 징계 요청했다.

민경윤 민주금융노조 위원장은 두 번의 고발건과 관련해 "강 회장이 말과 행동에서 전혀 신뢰를 보여주지 않고 있는데 배신감을 느끼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철저히 회사와 노조를 속이고 일을 추진해 온 데 용서할 수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신년사에서 강 회장은 한주흥산과의 경영권 다툼을 앞두고 "회사의 지분을 점차 늘려 나갈 계획이며, 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데 목표를 두고 독자 경영을 하겠다"면서 임직원을 다독거렸다.

이에 노조는 반(反) 한주흥산 입장을 밝히고, 5월 주주총회에서도 다수 표를 얻어 최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강 회장은 1,324주(5.5%)의 스톡옵션을 받아 이중 1,280만주를 유진기업에 매각했다.

때문에 노조측은 "주식의 가치하락을 막고, 대표이사로서 지위보전이라는 부당이익을 얻기 위해 강 회장이 지분매각 계획이 없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면서 "이는 증권거래법상 명백한 위배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 강 회장이 배정 받은 스톡옵션을 인수하기 위해 한국증권금융에 서울증권 주식 1,200만주를 담보로 총 85억원을 대출 받는 과정에서 부인 명의로 30억원, 계열사 명의로 25억원을 나눠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편법 대출, 증여세 탈루 의혹을 받고 있다. 한국증권금융의 규정상 1인당 담보대출 한도는 30억원이다.

여기에 강 회장이 전체 지분의 5.5%에 해당하는 주식을 스톡옵션으로 받은 것도 의혹으로 제기되고 있다. 서울증권은 지난 2003년 94억원, 2004년에는 14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상태가 부진을 면치 못했음에도 강 회장은 이 시기에 13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스톡옵션을 배정 받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서울증권과 유사한 미래에셋증권, SK증권, 하나증권과 비교하더라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으며, 증권사 상장역사이래 스톡옵션이 1%이상 넘어선 사례는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증권측은 이에 대한 일체의 언급을 피하고 있다. 서울증권의 한 관계자는 "경영자들이 관여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다 알 수 있겠냐"면서 "금감원에서 나온 결과대로 절차를 밟아 매각 지분을 완료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또한 노조측은 서울증권의 최대주주로 있다 지난해 말 보유 지분을 대량 처분하고, 철수한 미국 투자가 소로스를 도와 국부 유출이 이뤄진 과정에 강 회장이 일조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민 위원장은 "IMF 이후 소로스가 강 회장을 대리인으로 세워 서울증권을 장악한 후 건물 매각등을 통해 회사자금을 빼돌리고, 대규모 지분 매각을 통해 외국 투기자본에 국내 자본 유출을 도운 사례있다" 면서 "그 보상으로 받은 스톡옵션을 가지고, 법적 취약점을 이용해 대주주가 되놓고선 이제 와서 자기도 소로스와 똑같이 '먹튀'하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설령 이 부분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사회적으로는 지탄받을 수 있다"면서 "경영권이 취약해져 있을 당시 독자경영을 하겠다고 주총에서 선언한 지 50일 만에 말을 바꿔 행동한 그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국감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게 되면, 지금까지 지지부진하게 관련 수사와 절차를 진행했던 금융감독국이 철퇴를 맞을 수 있다. 노조는 그간 "금감원이 강 회장의 한국증권 불법 대출 사실을 사전에 적발했음에도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왔다.

두달여 앞서 노조은 강 회장의 편법대출과 관련해 수사를 의뢰, 금감원은 강 회장을 비롯해 배우자와 관련된 서울자산운용의 대표이사의 계좌추적까지 벌였으나, 마땅한 제재 근거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었다.

또 유진기업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한주흥산이 지난달 금감위에 지배주주 변경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한 심사 결과도 10월 초로 늦추고 있던 차였다.

박광철 금감원 증권감독국장은 "현재 금융관련 법령 위반 여부 조사하고 있는 상태고, 후에 위원회에 자료를 넘긴다"면서 "개인 지분매각 처분문제라 지배주주변경 승인 고려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 부분이나 검찰, 국세청에서 위반 사실이 확인된다면 참고 사항정도로 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데에 강 회장의 태도가 문제를 더욱 크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매각 당시, 유진기업 실사단이 노조의 반발을 우려하자 강 회장이 "노조는 걱정할 필요 없다"면서 "돈 몇 푼 쥐어주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민 위워장은 "겉으로는 노조를 챙기는 척 하면서, 외부에서는 노조를 무시하고 있는 발언을 하더라"면서 "심지어 한흥흥산의 관계자가 찾아와 '강 회장이 노조를 펌하하는 말을 하던데 너무 한 것 아니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진그룹의 구동진 홍보담담자는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없다" 면서 "다만 내부 임직원들과 신뢰를 상실하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강 회장과 계약한 일방이기에 표적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서울증권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 취하고 발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경영권 안정을 토대로 서울증권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WIN-WIN' 전략 하에 인수하는 것"이라면서 "기업을 튼튼하고, 발전시키겠다고 하는데 이를 반대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노조의 반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한 강 회장의 행로에 대해서 "현재 경영진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지만 변동사항이 많고, 강 회장의 경우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어 주목하고 있다"면서 "강 회장이 이전에 '모든 책임을 지고 미국으로 가겠다'고 말한 적 있어 미국 행을 선택하지 않게냐"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다음달 10일 금감원·금감위에 대한 국정감사가 시작되면 12~13일경에는 강 회장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금감위에서는 관련 자료를 토대로 지배주주 승인 여부를 심사 중에 있으며, 심사 결과는 10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노조의 강경한 반발에 이어 국감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은 서울증권의 경영권이 안정궤도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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