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우뚝 'K-조선'의미와 롱런의 과제는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2-04-06 22:11:49
중국 제치고 7년만의 분기수주량 1위...인력난 등 변수도 많아
▲ 삼성중공업이 최근 유럽 지역 선사와 6천91억원 규모의 7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11일 공시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

 

대한민국 조선이 세계 시장을 싹슬이하며, 그야말로 'K-조선'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코로나 대란 속에서 신규 수주 집계에서 50%를 넘기며 최강 자리를 되찾았다.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주며 흔들리던 한국이 다시 선두를 탈환하며 그 저력을 확인시켜 준 셈이다.


한국은 이제 양적, 질적인 면에서 라이벌 중국과 일본을 따돌리며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독주 채비를 갖췄다는 평가다. 고부가 선박 제조 기술과 수주 경쟁력 면에선 더욱 독보적이다.


조선 업종이 반도체, 이동통신 등과 함께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며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효자 업종으로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한 것이다. K-팝, K-반도체에 이어 K-조선으로 불리우며 세계를 놀라게하고 있는 한국의 조선산업은 언제까지 롱런할수 있을까.


사상 첫 50% 돌파 의미는=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의 1분기 수주량은 전세계 발주 선박의 50%를 넘기며, 세계 1위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 920만CGT(259척)의 50%인 457만CGT(97척)를 휩쓸었다.


반면 최대 경쟁국인 중국은 386만CGT(130척·42%)를 기록하며 한국과는 적지않은 격차를 보이며 1위에서 내려앉았다. 한국은 지난달에도 전세계 선박 발주량 323만CGT(표준선 환산톤수·88척) 중 164만CGT(35척)를 수주하며 중국(136만CGT·46척)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는 형국이다.


2020년대들어 중국에 내준 1위 자리를 부분 탈환하며 자존심을 되찾고 있는 한국이지만, 1분기 수주 집계 기준으로 중국을 넘어선 것은 꼭 7년만이다. 특정국가가 1분기 점유율 50%를 넘긴 것은 클락슨리서치가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수주 내용을 보면 더욱 놀랍다. 한국은 1분기에 발주된 1만2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 38척 중 21척, 14만m³(입방미터) 이상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 37척 중 26척을 수주하며 고부가 선박 시장을 거의 싹쓸다시피했다. 고부가 선박 분야 만큼은 중국과 일본이 더이상 경쟁국이 아니다.


롱런의 변수는 '여전히 중국'= K-조선이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의 끊임없는 견제 속에서 1위에 올랐다고 해서 결코 자만해서는 안된다. 특유의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 추격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중국이 언제 어떻게 한국을 추월할 지 모를 일이다.


한때 조선시장을 좌지우지하던 일본 역시 무시할 존재는 아니다. 조선시장에서 지금은 위세가 많이 꺾인 것은 사실이지만, 특유의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중국의 2파전 양상인 조선 시장에서 빅3체제로 구조재편 하려는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중국의 강점은 무엇보다 중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조선사들은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고부가 선박 시장 공략 의지를 숨기지않고 있다.


이미 고부가 선종의 하나로 분류되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작년 컨테이너선 수주량면에선 중국이 55%를 점유하며, 한국을 추월했다. 한국이 절대우위를 보이고 있는 LNG선도 중국 조선사들이 최근 본격적인 시장진입을 선언함으로써 국내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도 무시못할 외생변수다. 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올해 신규 조선 계약 건수가 작년보다 20%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고부가화와 인력난 해결 시급= K-조선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세계 1위로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우선 고부가 선박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LNG선 등 고가의 고부가 선박의 경우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커서 쉽게 1위자리를 내주기 어려운데다가 업계의 채산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저부가 선박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월등한 중국이 기득권을 갖고있는 아이템이기에 한국은 절대적인 우위에 있는 고부가 선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조선업계가 글로벌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부가가치 높은 환경 친화적 선박에 집중하면서 기존 선박에 대한 탈탄소와 디지털 전략에 투자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차원의 지원 절실=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생산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조선업종 인력은 활황기였던 2014년 20만3천여명에서 지난해 말 9만2천여 명 수준으로 약 55% 가량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생산 인력이 모자라 수주를 못하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는 지경이다.


지난 1일 서울대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주관한 ‘제3차 조선해양산업 CEO 포럼’의 최고 화두도 조선산업체 인력 확보와 양성이었다. 전문가들은 "조선인력 확보와 양성을 위해 중장기 인력난 해소를 위한 디지털 자동화 기술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마이스터고·전문대 등 생산 인력 양성 기관과 공동사업 추진 등 다양한 해법을 시급히 마련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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