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누더기 되나···두성산업 대표 영장 기각, 정치권은?

체크Focus / 조은미 / 2022-03-23 17:52:23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친기업 행보를 보이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이 무용지물 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 두성산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다.


지난달 에어컨 부속자재 제조업체 두성산업은 16명의 노동자가 세척제에 중독되는 사고를 내 천성민 대표가 입건됐다.


조사 결과 사업장에는 제대로 된 환기 시설이 없었고 방독마스크도 지급되지 않았다.


또 최대 주 81시간 노동, 근로계약서 부실 작성, 연차유급휴가 관리 소홀,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일부 미실시 등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냈다.


하지만 창원지방법원은 지난 21일 증거 인멸 가능성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즉각 반발했다. 노총은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은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처벌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사법부의 잘못된 선택이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심지어 법원이 친기업 성향을 나타낸 차기 정부의 기조에 일찍부터 발맞추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 때문에 앞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을 비롯한 친노동법이 대거 손질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윤 대통령 당선인과 경제단체장들은 지난 21일 회동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


윤 당선인은 "기업이 더 자유롭게 판단하고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게 제도적 방해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방해요소에 대해 조언해달라"고 요청했다.


단체장들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기업이 ‘잠재적 범죄자’ 취급당한다”며 ‘노동 관련 법제 개정’,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규제 개선’ 등을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6개 경제단체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허창수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 한국무역협회 구자열 회장,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최진식 회장 등이다.


특히 전경련의 경우 과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 문재인 정부에서 철저히 외면받았으나 이날 회동에 참석했다.


차기 정부가 그만큼 친기업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앞서 윤 당선인은 경선과 선거 유세 과정에서 ‘주 120시간 노동’, ‘최저임금 개혁’ 등을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채이배 의원은 23일 비대위 회의에서 “전경련은 박근혜 정권에서 어버이연합에 돈을 대고 관제 데모를 조장했다”며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지원을 위해 재벌의 기부금을 모집한 국정농단의 하수인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하수인인 전경련을 다시 당당한 국정 파트너로 되살리고 퇴행적 정경유착 범죄자들의 죄를 끝까지 묻지 않고 상황 논리에 따라 불법 경영진에게 특혜까지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채 의원은 허 회장이 ‘안전은 중요하지만 중대재해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이는 재벌 대변자인 전경련이 하나도 변한 게 없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 “기업의 방해요소라며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마저 손보자고 하고 소액주주의 뒤통수 치는 일을 버젓이 하는 재벌 총수의 황제 경영을 손봐야 한다”며 “중대재해법은 물러설 수 없는 최소한이다.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따라 노동관련법을 두고 벌어질 기업과 노동자, 정치권의 치열한 공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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