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려받기도 미안할 지경”···개인사업자까지 덮친 '건축 자재비' 폭등

유통·소비재 / 신유림 / 2022-02-25 06:00:11
건설현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기도에서 소규모 건축업을 영위하는 A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건축 자재비가 하루하루 오르는 상황에서 미리 제출한 견적서 대로 공사를 하자니 이윤을 내기가 어려워져서다. 하지만 A씨는 이미 계약한 상황에서 추가금을 요구하기가 난감해 때로는 손해를 보며 일을 하고 있다.


최근 건설 업계를 강타한 자재비 인상 여파가 개인사업자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철근, 콘크리트를 비롯해 시멘트, 알루미늄, 합판 심지어 실리콘 등 마감재까지 동시다발적으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글로벌 제조공장인 중국의 빗장 걸기,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한 번에 겹친 여파다.


또 여기에 비싼 자재를 다루는 탓에 인건비까지 덩달아 뛰어 소규모 건축사업자들은 차라리 당분간 일을 쉬는 편이 낫다며 푸념하고 있다. 일부 제품은 웃돈을 줘도 구하기 어려운 탓에 적자를 볼 수도 있다는 이유다.


A씨는 “최근 자재비 상승 폭은 기가 찰 지경”이라며 “이 일을 30년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웬만한 자재는 반년 만에 두 배 넘게 올랐고 필수 마감재인 실리콘은 웃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며 “실리콘을 아껴 써보긴 평생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가격이 올랐지만 A씨는 다른 업자들처럼 웃돈을 요구하지는 않고 있다. 대부분 지인이나 고객의 소개로 일이 연결되는 탓에 신뢰를 잃을 수 없어서다.


더 큰 문제는 인건비다.


A씨는 “자재가 비쌀수록 그 부담을 떠안기 위해 인건비가 오르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하지만 지난해부터 인건비는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강판 지붕 작업자는 일당 35만원, 미장공은 35~40만원, 타일공 30~50만원, 전기공 30~50만원, 유리·창호·잡철 등은 25~30만원이다.


A씨는 “기술에 따른 인건비는 당연한 노력의 결과이지만 과연 그 가격이 타당한 수준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며 “고객 입장에선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휴업하고 일당으로 일을 하는 게 맘이 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건설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는 다음 달이면 자재수급 대란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자재비 상승은 주택 공급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앞으로 분양하는 아파트의 대지비를 제외한 건축비가 상당히 오를 것”이라며 “문제는 국토부가 분양가 산정 시 표준건축비를 상향시킬지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토부가 지금의 상황을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공급 부족으로 판단해 현재 표준건축비 기준을 고수할지, 아니면 현실을 반영해 발 빠르게 대응할지 중요하다”며 “이 기준을 높이지 않으면 분양가를 높일 수 없어 현재로선 건설사 이익이 없어 분양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심할 경우 건설 중인 현장이 중단될 수도 있다”며 “가뜩이나 공급 문제가 이슈인 상황에서 공급이 지연되는 원인이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요경제 / 신유림 기자 sy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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