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1880억 횡령…'내부감사' 부실이 키운 인재?

체크Focus / 김자혜 / 2022-01-05 12:00:06
역대급 횡령 규모에 대량 주식투자에도 3개월간 사측서 '인지못해'
이례적 사건에 직원에 '꼬리 자르기설', 내부감사비 감축 등 추측 난무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국내 치과 임플란트 기업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직원 한 명이 기업의 자기자본 92%에 달하는 자금 1880억원을 횡령한 후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상장폐지 가능성도 추측되면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울분을 사는 가운데 사측에서는 최근 감사 인력을 줄인 사실이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12월 31일 자금관리 직원 이모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으로 서울 강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코스닥 규정에 따라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3일부터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또 '횡령·배임 혐의 발생'은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된다. 실질심사 여부는 1월 24일 이내에 결정할 예정이다.


이모씨는 2018년 회사에 입사해 자금관리를 담당해온 부장급 직원이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오스템임플란트 입사 이전 기업에서 IPO(기업공개)를 맡아 공시, 대관업무, 자금 유치 등을 담당했다.


이모씨는 오스템임플란트에서 횡령한 자금 1880억원 가운데 1420억원을 동진쎄미켐 주식을 매입하는 데 썼다.


동진쎄미켐의 지분 7.62%를 한 번에 매수하면서 이 과정에서 동진쎄미켐의 지분 5% 이상을 취득하는 공시까지 나왔으나 오스템임플란트는 자금이 빠져나간 3개월간 인지를 못했다는 입장이다.


오스템임플란트 IR 팀장은 지난 3일 공지를 통해 "횡령금액은 1880억원 가량으로 2020년도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 대비 92%에 해당한다"며 "상장사로서는 역대 최다 수준으로 당사가 오명을 쓰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치과 임플란트 제조업에선 1위 기업으로 성장세도 가파른 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 오스템임플란트의 누적 영업이익은 962억원, 순이익은 74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추정 규모는 더 성장한 3206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5.23% 증가했다.


이처럼 빠른 성장세를 보여온 오스템임플란트가 자금관리를 담당해온 직원 한 사람의 일탈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소위 '잘 나가는' 기업에서 역대급 대규모 횡령이 이뤄지면서 ‘직원의 단독범행이 아닐 수 있다’, ‘횡령을 덮기 위한 큰 그림’ 등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감사 인력을 줄이고 회계 비용도 감축하는 등 ‘감시 소홀’은 원인에서 벗어나기 어려워뵌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최근 2년 새 내부감사 인력을 절감했다. 감사는 회사의 업무나 회계감사를 담당하는 임원이다. 업무의 재무 상태 조사, 주주총회서 감사 보고서 등을 제출한다.


감사실 직원은 2019년 초까지만 해도 22명이었으나 지난해 9월 말 11명으로 절반이 줄었다.


여기에 감사용역 담당 법인을 삼덕회계에서 인덕회계로 교체하면서 계약금도 대폭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투자자들 일각에서는 직원 한 명이 이처럼 대규모 자금을 빼돌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아무리 자금담당이라고 해도 규모의 회사자금을 한사람이 할 수도 없고 하루만 자금이 빠져도 발각되는 것이 당연하다”며 “상장회사나 현금이 많은 것도 놀랍지만 개인이 빼가고 그 자금으로 주식투자에 매도까지 했다는 상황이 모두 의아하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사안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에서도 회계법인과 공유한 자료를 한사람이 재무제표에서 조작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기간 산정은 어렵지만, 최대한 빠른 조치로 가능한 모든 금액을 회수해 영향이 적도록 조치할 계획"이라며 "상장유지를 위해 최대한 피해를 줄여나가고 내부관리, 감사시스템을 교정해 건전화시키는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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