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증시호황에 금융자산 10억이상 부자 '40만명'

체크Focus / 문혜원 / 2021-11-15 16:31:42
전 인구의 약 0.8%인 금융부호들이 약 2700조원 보유
전년 대비 11% 급등, 주가폭락시 증가세 둔화 예고
자료=KB금융연구소<자료=KB금융연구소>

 

부자를 상징하는 지표는 여러가지가 있다. 부동산 가치를 기준으로 할 수도 있고 주식, 채권, 예금 등 '금융자산'을 근거로 할 수도 있다. 부동산 자산과 금융 자산의 차이는 '환금성'이다. 부동산은 당장 현금화 하기 어렵지만, 금융자산은 현금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기준을 특정할 수 없지만, 10억원 이상의 금융 자산을 보유한 사람을 부자라 간주한다면, 우리나라엔 작년 통계로 대략 40만명에 달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금융 자산이 계속 불어나는 근본 이유는 주식이다. 금융 자산 중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이 작년에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주식 부자들이 급증, 전체적으로 금융 자산가들이 크게 늘어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역시 작년에 크게 올랐지만, 주식 만큼 변동폭은 크지는 않다. 하지만 주식 부자의 경우 하루에도 최대 30%의 주식 평가액이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말하면 향후 주가가 폭락을 한다면, 이들 자산가들의 금융 자산은 언제든 쪼그라들 여지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KB금융지주가 한국은행과 통계청, 국세청 등의 통계 자료를 토대로 금융 자산가 현황을 조사 및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에서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소유한 부자들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전년대비 11% 급증한 39만3천여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 인구의 0.76%에 해당한다. 소위 '상위 1%' 그룹에 속하는 셈이다.  물론 금융 보다는 부동산 자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부자들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금융자산을 기준으로 10억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는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자산부자 상위 0.8%가 2700조원 보유

이는 한국은행 자금순환표와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국세청 금융소득 종합과세통계와 KB금융 고객 데이터 등을 이용해 도출한 추정치다. 차명으로 금융 자산을 보유한 경우도 많아 정확한 데이터는 아니다.

 

금융 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들은 2016년 27만1천명 선에서 매년 평균 10% 정도씩 늘어나고 있다. 2018년 전년 대비 4.4%의 증가율을 보이며 다소 주춤했지만, 2019~2020년 2년간 10% 안팎의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렇다면 이들 부자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 규모는 얼마나 될까. 지난해 주가가 급등한 데 힘입어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무려 2618조원으로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년 사이 21.6% 급증한 것인데, 부자 숫자가 늘어난 것에 비해 자산규모는 더 크게 늘어났다는 얘기와 같다.

 

자산을 규모별로 나눠보면 부자 10명 중 9명(90%)은 1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의 금융 자산을 보유한 자산가들이다. 보유 자산이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인 '고자산가'는 전체 부자 중 약 7%, 30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초고자산가'는 약 2%를 차지했다. 

 

금융 자산 부자들은 대개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부자 중 7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이다. 수도권에 인구가 밀집해 있기도 하지만, 부자의 70%가 수도권에 산다는 것은 경제력의 과도한 수도권 집중 현상이 고질적인 사회 문제임을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안전자산'인 부동산 비중 갈수록 높아져

부자들의 자산 중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은 대략 6대 4 수준이었다. 이들의 부동산 자산과 금융자산의 격차는 2016년까지만 해도 10%포인트 이내의 격차에 그쳤으나, 4년 만에 2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일반 가구가 8대 2 정도의 차이를 내는 것과도 사뭇 다른 현상이다. 이는 부자가 될 수록 안전자산인 부동산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또 가파른 상승을 보인 주가 못지않게 부동산 가격도 급등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도 해석된다.

 

부자들의 자산 중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은 약 6대 4 수준이었다. 일반 가구(8대 2)보다 금융자산 비중이 두 배 많았다. 고가 아파트 등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부자의 부동산 자산 비중도 2019년(54%)보다 지난해(57%)에 더 커졌다.

 

부자들이 수익을 경험한 금융자산은 주로 주식과 펀드였다. 59%는 "주식 투자로 수익이 발생했다"고 답했고, 33.7%는 펀드로 수익을 낸 것으로 조사됐다. 주가가 오르면 펀드 수익도 같이 증가한다는 점에서 결국 증시 호황이 부자들의 수익을 불리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주식 투자로 수익이 늘어나고 금융자산이 늘어나자 주식 투자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이 주식 투자 규모를 키웠다는 응답률이 지난해 28.3%에서 40%로 급증한 것이다. 반면 주식 투자 규모를 줄인 경우는 1년 새 13.5%에서 7.3%로 줄었다. 향후 주가 폭락 시 상대적으로 금융자산의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는 '100억 이상'

일반인이 생각하기엔 금융자산 10억 이상이면 큰 부자로 부러워할 일이지만,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더 높다. 실제 KB금융이 지난 6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부자가 꼽는 부자의 조건은 총자산 100억원 이상(40.3%)이 기장 많게 나타났다. 

 

부자들은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투자 대상으로 주식이나 펀드를 중시하는 반면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의향은 3.3%로 극도로 낮았다. 앞으로도 암호화폐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무려 70%에 달했다. 이 역시 부자들일수록 안전자산을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자들은 어떻게 부를 축적할 기반을 마련했을까. 40만명의 부자들의 부의 원천은 사업소득이 가장 많았다. 사업을 통해 큰 부를 창출했다는 의미다. 부동산 투자나 상속 및 증여가 뒤를 이었다. 반면 근로소득이 부의 원천이란 응답은 6.8%에 불과해 소위 월급쟁이들이 부자 대열에 합류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음을 입증했다.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maya4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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