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구리선물 ETN이 쏟아진다…배경은?

체크Focus / 김자혜 / 2021-11-10 16:00:01
중국·유럽 전력난에 구리가격 폭등…변동폭 큰 지수 추종 상품도 잇따라
주요 증권사들 앞다퉈 구리선물ETN 출시, '유럽탄소배출권' ETN도
사진=픽사베이<사진=픽사베이>

 

중국, 유럽의 전력난으로 비철금속의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구리 현물가격, 관련주 주가 등이 요동치면서 증권사들의 구리 관련 ETN 상장이 잇따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구리의 현물가격은 지난달 t(톤)당 1만1000달러(한화 1301만원)까지 치솟았다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현지시간 9일 기준 t당 1만2달러를 기록했다. 전일대비 117달러 1.18% 증가한 것이다.


구리는 전기 자동차 시장의 확대로 인해 필요성도 급격히 늘어나는 소재다.


불순물을 걸러내 순도를 99.9%까지 끌어올려 전도성을 높인 구리 ‘전기동’은 열,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다. 전기, 전자기기, 통신 뿐 아니라 자동차, 항공우주 등 첨단 산업의 시대가 오면서 구리의 수요는 말 그대로 폭발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증권사들은 지난달 구리 값의 폭등 시기를 맞춰 구리선물 관련 상품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증권사 등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구리선물 ETN을 내놓고 있다.


ETN 상품 구조. /이미지=신한금융투자<ETN 상품 구조. /이미지=신한금융투자>

 

ETN(Exchange Traded Note)은 '상장지수증권'의 약자로 기초지수의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증권회사가 발행하고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기초지수는 대표지수, 업종지수, 전략형 지수 등으로 나뉜다. 대표지수는 코스피나 코스닥, 미국의 다우존스나 S&P500을 말한다. 업종지수는 제조업지수, 에너지지수, 전기차나 자율주행자 지수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까지 나온 구리 관련 ETN 상품은 선물과 레버리지, 인덱스 형식을 갖췄고 기초지수는 증권사 별로 비슷하거나 다르게 정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의 ETN은 코멕스(COMEX, Comodity EXcahnge), 하나금융투자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다우존스와 S&P원자재 지수, 삼성증권의 ETN은 코스피200, 코스닥150의 변동을 쫓는다.


구리에 이어 유럽탄소배출권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도 나왔다.


메리츠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모두 유럽 ICE 선물거래소에 상장된 '유럽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상장한 ETN은 ‘S&P GSCI Cardon Emission Allowance (EUA) ER 지수’를 일별 손익률 1배로 추종한다.


문제는 이 상품들이 ‘선물’에 ‘레버리지’, ‘인버스’ 등 위험도가 매우 높은 상품들이라는 점이다. 선물은 수익을 기록한 사람이 있다면 반대로 그 만큼의 손실을 기록한 사람이 존재한다. 즉 당일의 선물가격 변동은 거래 당사자들에게 동일한 크기의 이익 또는 손실을 발생시킨다. 가격이 유리하게 변동한 거래자들에게는 이익이 발생하고, 가격이 불리하게 변동한 거래자들에게는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은 리밸런싱 거래를 기반으로 운영한다. 투자자엔 장기투자성과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더 나아가 증권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면서 파급력이 증시 전체 시장으로 퍼질 수 있다.


그 배경은 2배(2X) 상품인 기초지수가 상승하고 매수 포지션을 하락하면 매도 포지션을 추가로 구축한다. 추세 추종 거래유인을 갖는다.


달리 말하면 변동성이 클수록 손해도 클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주식은 등락이 일어나도 코스피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오면 손해를 보지 않지만 레버리지, 인버스 2배 상품은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등락이 일어난 만큼 손해나 이익이 발생 할 수 있다. 이익이 발생하면 다행이지만 손해가 발생할 때 이를 제대로 감수할 수 없다면 투자는 실패하고 만다.


투자자가 이런 상품의 성격에 대한 깊은 사전 인지가 없다면 변동이 큰 구리를 기초지수로 하는 상품의 손해 폭은 상황에 따라 막대하게 커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자본시장연구원은 현행 레버리지·인버스 ETP(ETF·ETN)는 투자자보호를 위한 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기본예탁금 1000만원, 1시간 내외의 온라인 교육 수료 조건을 부여하더라도 상품의 위험요인을 줄이거나 지연시키는 장치가 더 추가되어야 한다는 관점이다.


한편 자본시장연구원 권민경 연구위원은 지난해 레버리지ㆍ인버스 ETP 관련 이슈보고서를 통해 “장기투자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무분별하게 매수하려는 태도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장점을 살리되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그는 “시장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거래방식을 고안하거나 ETP 상품에 내포된 리밸런싱 거래유인을 지금보다 줄일 수 있는 대안 상품을 개발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요경제 / 김자혜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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