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온도계’는 공산품…의료기기 ‘체온계’로 속여 팔았다

유통·소비재 / 김경탁 / 2021-10-12 12:53:41
오인광고 68% 증가…미인증 체온계 1만8577개 유통, 회수율 26%

아이에게 열이 느껴져서 집에서 체온을 재는데 온도가 들쭉날쭉해 뭐가 맞는지 혼란을 겪어본 사람들이 많을 텐데, 판매되는 체온계 중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인증을 받은 ‘의료기기’ 체온계가 아니라 ‘공산품’ 온도계인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영등포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발열체크 등 방역을 목적으로 의료기기인 ‘체온계’ 수요가 높은데, 식약처 인증을 받지 않는 공산품인 ‘온도계’를 의료기기 ‘체온계’로 오인하게 하는 광고나 온도계를 체온계로 속인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사람의 체온을 측정하는 ‘체온계’는 식약처 인증을 받아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로 분류돼 품질관리 인증, 측정 방법, 오차범위 등 기준규격과 성능심사를 거치게 된다.


반면 KC인증만 받으면 되는 ‘온도계’는 사물의 온도를 측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져있어서 상대적으로 측정 위치, 각도, 거리 등에 따라 측정온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체온측정이 이뤄지지 않는다.


사진=김민석 의원실<사진=김민석 의원실>

김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산품인 ‘온도계’를 식약처 인증을 받은 의료기기인 ‘체온계’로 속인 오인광고 적발건수는 20년도 85건에서 21년 8월 269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전년대비 68%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쇼핑몰 중 대형 오픈마켓에서 가장 많은 오인광고가 적발되었는데 그중 N사는 12건에서 107건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으며 C사는 30건에서 59건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전체 온라인 쇼핑몰에서 적발된 오인광고는 총 85건에서 269건으로 68% 증가율을 보였다.


오인광고를 넘어 아예 온도계를 체온계로 속여 파는 허위판매도 증가했다.


코로나 발생 직후부터 21년 6월까지 식약처의 허가를 받지 않은 제조·수입업체가 공산품인 ‘온도계’를 ‘체온계’로 속여 판매하거나, 식약처의 인증을 받지 않은 체온계를 판매하다가 적발된 건은 총 8건으로 집계되었고 시중에 유통된 제품은 총 1만8577개이다.


문제는 시중에 유통된 1만8577개의 미인증 체온계에 대한 전량회수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


식약처는 D사가 시중에 유통한 식약처 미인증 제품 5000개에 대해서는 회수명령 및 전량회수를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개인이나 미허가 업체가 인증 되지 않은 체온계를 제조‧수입하는 경우 ‘의료기기 회수‧폐기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른 ‘회수의무자’에서 제외되어 제품에 대한 회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 의료기기 회수·폐기 등에 관한 규정 제2조 9: ‘회수의무자’란 회수대상 의료기기의 제조업자 또는 수입업자를 말한다.


표=김민석 의원실<표=김민석 의원실>
표=김민석 의원실<표=김민석 의원실>

 

현재 사업장 및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개인 및 방역관리자가 지켜야할 ‘기본방역수칙’과 ‘생활방역세부수칙안내서’에는 사업장의 직원이나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는 개인에게 출입 시 체온을 확인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체온을 측정하는 도구에 대한 기준은 별도로 명시되어 있지 않아 방역 현장에서 ‘온도계’와 ‘체온계’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김민석 의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국민 생명보호를 위해 방역 현장에서 정확한 체온측정을 통해 유증상자를 가려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대형마트 및 다중이용시설도 온도계를 체온계로 오인하여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체온 측정이 불가능한 ‘온도계’를 의료기기인 ‘체온계’로 오인할 수 있는 광고를 원천 차단하고 이미 시중에 유통된 미인증 체온계에 대해서는 신속한 회수를 통해 더 이상 국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빠른 시일 내에 다중이용시설 출입 시 발열체크 관련 세부방역수칙을 개편하여 코로나19로부터 더욱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김경탁 기자 kkt@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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