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I 메모리 주도권 강화…“HBM4로 더 높이”

IT·플랫폼 / 최영준 / 2025-07-18 06:16:32
HBM3E 독점에 이어 HBM4도 선공급…삼성·마이크론 압도
AI 반도체 메모리 판도 재편…SK하이닉스 독주 가속
차세대 AI 칩 주요 고객사 인증 돌입…시장 선점 효과 노려
▲ SK하이닉스 ‘2025 인텔 AI 서밋 서울’ 부스 <사진=SK하이닉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인 ‘HBM4’ 시장에서도 선제적으로 움직이며 글로벌 AI 반도체 생태계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HBM4 시제품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16단 TSV 적층 기반 제품까지 준비하고 있어, 후발 주자들과의 기술 격차를 한층 더 벌리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엔비디아, AMD를 비롯한 주요 AI 반도체 설계 기업들에 HBM4 ‘early sample’을 공급하고 인증 테스트에 돌입했다.

HBM4는 기존 HBM3E 대비 대역폭과 에너지 효율, 신호 무결성 등에서 크게 개선된 차세대 메모리로, 아직 시장에 본격 출시되진 않았지만 향후 AI 가속기 및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에서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BM4는 공정 난이도가 매우 높아 시제품 공급 자체만으로도 기술력을 증명하는 수단이 된다.

HBM 메모리는 실리콘 칩을 수직으로 여러 층 적층하는 TSV(Through Silicon Via) 기술이 핵심이며, SK하이닉스는 업계 최초로 16단 TSV 적층을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위 면적당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발열·전력 소모 문제까지 제어할 수 있는 고난이도 기술이다.

SK하이닉스의 HBM4 전략은 HBM3E 양산을 통한 수익 확보와 이익 재투자를 통한 R&D 선순환 구조 위에 세워져 있다.

실제로 현재 생산 중인 HBM3E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GB200’에 단독 공급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해당 제품으로만 올해 5조원이 넘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자금을 다시 차세대 제품 개발에 투입하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구조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HBM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HBM3E 수주 경쟁에서도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따돌리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고 이번 HBM4 선공급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HBM4는 고객사들의 인증 과정이 더 길고 엄격하기 때문에, 초기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며 “SK하이닉스가 먼저 레퍼런스를 확보하면 추후 양산 전환과 수주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AI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인프라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충북 청주에는 백엔드(후공정) 중심의 신규 패키징 팹이 건설 중이며 SK그룹은 AWS 등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울산 지역에 AI 전용 데이터센터 거점 마련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HBM 중심의 메모리 제품군을 수요처와 긴밀히 연결해주는 ‘다운스트림 연계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HBM은 AI 반도체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GPU나 NPU의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결정짓는 병목 요소다.

특히 생성형 AI와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고도화될수록 고용량·고속 메모리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수요 증가를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공급망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진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4를 통해 다시 한 번 ‘AI 메모리 독주’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고성능 메모리 시장의 판도가 재편되는 가운데 기술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의 행보가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변화까지 이끌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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