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CA협의체 슬림화…컨트롤타워 실험 2년 만에 방향 수정

체크Focus / 황세림 기자 / 2026-02-04 07:27:38
위원회 중심 관리 체제 접고 의사결정 권한 재배치
선택과 집중 전략 신호탄…‘다음’ 매각 흐름과도 맞물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카카오가 지난 1일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인 CA협의체 조직을 축소하며 그룹 운영 체계를 손질했다.
 

▲ 카카오 CI

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부터 CA협의체 조직을 기존 4개 위원회·2개 총괄·1개 단 체제에서 3개 실·4개 담당 중심 구조로 개편했다.

투자·재무·인사 기능은 각각 ▲그룹투자전략실 ▲그룹재무전략실 ▲그룹인사전략실로 통합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PR(홍보)·PA(대외협력)·준법경영 관련 위원회는 해체돼 ‘그룹 담당’ 직책만 유지됐다. 해당 기능의 실무 조직과 인력은 카카오 본사로 이관돼 실행을 맡고 CA협의체는 각 그룹 담당을 중심으로 방향 설정과 조율, 지원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 위원회 체제 접고 판단 구조 단순화

이번 개편으로 CA협의체는 계열사 전반을 관리·권고하는 중간 조직의 역할을 축소하고 핵심 자원 배분과 조율 기능에 집중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실행과 책임은 계열사와 본사 조직에 맡기며 중앙 조직의 직접 관여 범위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는 위원회와 총괄 단위를 거치며 길어졌던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해 그룹 차원의 판단이 필요한 사안에만 중앙 조직이 개입하도록 범위를 좁히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계열사별 의사결정 속도와 책임 경영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CA협의체가 2년간 운영되며 그룹 차원의 기준과 시스템이 일정 수준 내재화됐다고 판단했다”며 “논의와 권유 중심 구조에서 실행과 지원 중심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조직 재정비”라고 설명했다.

◆ 컨트롤타워 실험 2년, 속도 경쟁에 밀렸다

업계에서는 CA협의체 슬림화를 두고 중앙 조직이 전략·조율·실행을 동시에 쥐려다 오히려 의사결정 병목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CA협의체를 축소한 것은 중앙 조직이 전사 기능을 직접 통제하던 방식이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며 “의사결정 권한을 계열사로 분산해 속도와 책임을 높이겠다는 선택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번 조정은 위원회 중심의 다층 구조가 의사결정 속도와 현업 기동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중앙에서 전사 기능을 포괄적으로 통제하던 기존 체계가 효율을 내지 못하면서 결국 기능을 걷어내고 판단 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다음 포털 운영사 AXZ 매각 추진 등 비핵심 자산 정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카카오의 사업 구조 재편 기조와도 맞물린다. 개별 사업 조정과 CA협의체 개편 간 직접적인 연관성을 회사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나, 중앙 조직의 관여 범위를 줄이고 판단 구조를 단순화한 점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조직적 준비 단계로 볼 수 있다.

CA협의체 슬림화가 실제 사업 영역의 선택과 집중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사업 조정 과정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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