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니엄2 이어 3세대도 HBM3E 채택…12단 공급 위한 생산 준비 착수
SK하이닉스, ‘GB200·트레이니엄’ 투트랙…AI 시대 HBM 주도권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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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AWS(아마존웹서비스)가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에서 엔비디아에 이어 또 하나의 핵심 고객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 AI 인프라 확장에 1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 한편, 국내에서도 SK그룹과 협력해 울산에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메모리 수요 확대를 예고했다. HBM3E 수요는 엔비디아 중심의 단일 축에서 AWS와의 병렬축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AWS의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맞춰 HBM3E 12단 제품을 AWS향으로 공급하기 위한 생산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AWS는 현재 AI 학습용 자체 칩인 ‘트레이니엄(Trainium)’ 시리즈를 지속 개발하고 있으며, 차기작인 ‘트레이니엄3’에 최신 HBM3E 12단을 4개까지 탑재할 계획이다.
HBM은 복수의 D램 칩을 수직 적층한 초고속 메모리로, GPU나 AI 전용 ASIC과 패키징을 통해 집적되며, 초당 수 테라바이트(TB/s)의 대역폭을 제공한다. AWS는 엔비디아 ‘블랙웰’ 시리즈를 도입하는 동시에 자체 칩 트레이니엄을 통한 내재화를 병행하고 있어, 두 경로 모두에서 HBM 수요가 발생한다.
AWS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트레이니엄2에 HBM3 및 HBM3E 8단 제품을 탑재했다. 최대 96GB 용량으로 구성되며, 구글 TPU와 유사한 머신러닝 학습 최적화 칩으로 설계됐다.
업계에서는 트레이니엄3가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레이니엄3는 전작 대비 연산 성능이 2배, 전력 효율은 40% 향상됐으며, 총 메모리 용량은 144GB에 달한다. HBM3E 12단 4개를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하는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양강 구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HBM3E 12단 양산 일정에서 경쟁사를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비디아의 ‘GB200’ 공급을 위한 수주 확보 외에도, AWS와의 트레이니엄 협업을 통해 고객 다변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고도화라는 두 축을 동시에 구축하는 모양새다.
AWS의 AI 인프라 확대는 수치로도 뚜렷하다. 이 회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호주에서 2029년까지 200억호주달러(약 17조6000억원)를 투입해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100억달러, 펜실베니아주 200억달러, 대만 50억달러 투자 계획도 잇따라 내놨다. 올해 AI 인프라에만 1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국내에서는 SK그룹과 손잡고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40억달러를 들여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총 103MW 규모로, 2029년까지 순차 가동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 입장에선 그룹 내 시너지를 활용한 내수 공급 확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현재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의 GB200, GB300 등 ‘블랙웰’ 계열이 주도하고 있으며, AWS는 올해 GB 시리즈 전체 물량의 약 7%를 소화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AWS는 자체 칩 개발도 병행하면서, HBM 수요를 엔비디아 의존에서 점차 분산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는 향후 고객별 수요 집중 리스크를 줄이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자체 AI 반도체 생산량 확대에 본격 나서면서 HBM3E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며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도 AWS에 HBM을 상당량 공급해 왔고, 현재 트레이니엄3 대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AI 시대를 겨냥해 고사양 HBM 제품의 공급 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공급 안정성과 이익률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HBM3E 12단은 공정 난도가 높은 만큼 수율 확보가 관건이지만, 이를 조기에 달성할 경우 글로벌 수주 판도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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