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IPO 명가 ‘KB증권’…유증으로 몸집 불리고도 신뢰도 하락에 발목

증권·자본시장 / 김소연 / 2026-04-07 17:55:31
7000억원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7.6조원까지 몸집 키워
IPO 주관 종목 2년 연속 상폐 논란에 기업 심사 책임론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NH투자증권을 턱밑까지 추격한 KB증권의 행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유상증자를 통해 외형 확장에 나섰으나 올 초 IPO(기업공개) 주관 실적 저조와 주관 종목의 상장 폐지 논란에 따른 신뢰도 하락이 발목을 잡으며 ‘IPO 명가’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지난 2월 이사회를 열고 7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수혈로 KB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7조6000억원으로 늘어나며 NH투자증권 8조6000억원과의 격차를 1조원 안팎으로 좁혔다. 

 

▲ KB증권 본사 전경/사진=KB증권 

확보된 자본은 자본 효율성이 높은 영역을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배분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또한 생산적 금융 확대와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등 미래 사업 대응력을 높여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KB의 거센 추격에도 불구하고 1위 NH투자증권의 수성 전략은 매섭다. NH투자증권은 최근 4000억원 규모의 1호 IMA(종합투자계좌) 상품을 성공적으로 완판시키며 기존 발행어음을 넘어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다. 

반면 KB증권이 IMA 시장에 진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을 달성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2년간 유지해야 하는 엄격한 요건 때문이다.

KB증권 측은 “IMA 사업을 위해서는 8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이 필수적인데 증자 이후에도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변수는 KB증권의 강점으로 꼽히던 IPO 부문에서 불거졌다.

지난해 공모 총액 약 2조821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던 KB증권은 올해 초 그 기세를 잇지 못하고 있다. 케이뱅크 등 대형 딜을 선점한 NH투자증권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올해 들어 단 1건(공모가 154억원)의 주관 실적에 그치며 순위가 6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여기에 IPO 주관 기업 상장폐지 논란까지 더해졌다. 지난해 8월 상장시킨 원료의약품·소재 생산 기업인 아이티켐이 8개월 만에 재무적 이슈로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역시 상장 주관을 맡았던 제일엠앤에스 상장 11개월 만에 상장폐지 대상에 오르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연이은 IPO 주관기업 상폐 위기에 KB증권의 기업 심사 역량을 향한 책임론도 거세지는 모양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KB증권 측은 상장 당시 관련 규정에 따라 주관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선을 그었다.

KB증권 관계자는 “회계 판단과 거래 타당성 검토는 회사와 외부감사인의 소관이며 거래소 심사 역시 절차대로 진행됐다”면서 “상장은 지정감사인 등 여러 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과정인 만큼 향후 공시와 감사 절차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의 관심은 오는 7월 IPO 최대어로 꼽히는 무신사로 향하고 있다. 공동 주관사인 KB증권이 이번 딜을 계기로 최근 불거진 논란을 일부 해소하고 NH투자증권과의 경쟁 구도에서 분위기 반전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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