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넘은 무수익여신…기업·가계 부실, 역대 최대 규모

경제·금융 / 김소연 / 2025-03-27 07:21:53
▲ 경기 악화로 기업과 가계가 빌린 돈의 이자조차 갚기 힘들어 무수익 여신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연말 기준 3조원을 넘어섰다. <사진=토요경제DB>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기업과 가계가 빌린 돈의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부실 여신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연말 기준 3조원을 넘어섰다. 경기 둔화와 자금 사정 악화로 법인 파산과 가계 부채 문제가 심화되면서 금융권 전반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은 총 3조1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2조7525억원) 대비 15.5% 증가한 수치로 연말 기준 무수익여신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수익여신은 연체된 대출과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대출을 합한 것으로 회수 가능성이 낮은 여신을 의미한다. 여신 규모가 늘수록 은행의 손실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주요 금융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4대 은행의 무수익여신은 지난 2022년 말 2조2772억원에서 2023년 말 2조7525억원, 지난해 말 3조1787억원으로 2년 새 39% 이상 급증했다. 전체 여신 대비 무수익여신의 비중도 0.18%에서 0.22%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기업 대출의 부실화가 뚜렷하다. 지난해 말 기업 무수익여신 잔액은 2조14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기업여신 가운데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0.24%에서 0.25%로 상승했다. 연말 기준으로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부실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경기 침체와 자금 조달 여건 악화를 지목한다. 법원행정처의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사건은 1940건으로 집계돼 전년(1657건) 대비 17%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경영난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가계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가계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1조321억원으로 전년 말(8660억원) 대비 19.2% 증가하며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가계여신 대비 비중은 0.15%에서 0.17%로 늘었다.

한국은행도 경고를 내놨다. 한은은 지난 1월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내수 부진 등으로 저신용 자영업자 및 지방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관련 특별지원을 확대했다.

가계의 부채 위험도 커지고 있다. 한은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는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부채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며 "자산 가격 변동이나 소득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령층의 부채 축소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 역시 잠재 리스크로 지목됐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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