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 500억 원대 횡령, 13년 전 금융사고와 닮은꼴

산업 / 김자혜 / 2023-08-04 12:20:25
2010년 부동산 PF 직원이 문서 위조해 ‘지급보증’ 적발
최근 횡령 사건도 자금인출요청서 위조해 회삿돈 빼돌려
“횡령 자금 회수 7%뿐, 금융당국 재발 방지 대책 내야”
▲ 이번 경남은행 직원의 500억 원 대 횡령 사고와 13년 전 발생한  1000억 원대 위조 사건 모두 은행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적발된 경남은행 직원의 500억 원 대 횡령 사고가 지난 2010년에 발생한 1000억 원대 부동산 PF 위조 사건과 닮은꼴로 나타났다. 

 

과거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담당 직원이 은행장의 직인을 위조해 자금을 대출했고 이번 횡령 사건에서도 부동산PF 담당 직원이 서류를 위조해 회삿돈을 빼돌렸다. 10여 년이 지났음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은행 내부의 통제 시스템 운영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경남은행 횡령 사고가 발생한 부서는 서울 소재 투자금융부로, 부동산 PF 담당 직원 A씨는 두 번째 자금 총 326억 원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자금인출요청서’를 위조하는 방식을 썼다.

A씨는 2021년 7월, 지난해 7월 두 차례에 걸쳐 PF 시행사의 자금인출 요청서를 위조해 은행이 취급한 700억 원 한도 약정의 PF대출 자금 중 326억 원을 가족 대표 명의의 법인 계좌로 이체했다.

경남은행에서는 2010년에도 유사한 방식의 대형 금융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서울영업부에서 구조화 금융을 담당한 B씨는 2008년 10월부터 2010년 4월까지 PF 사업장의 시행사가 자금을 대출받을 때 은행장의 직인을 위조해 지급보증을 섰다.

B씨는 위조한 PF 지급보증이 부동산 경기침체로 부실화되자 다른 금융사에서 돈을 빌려 갚는 돌려막기를 했다. 경남은행은 당시 B씨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먼사전에 조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200억 원대 지급보증 이행 요구가 접수되고 나서야 뒤늦게  파악했다.

경남은행은 13년 여 만에 같은 부동산 PF 관련 부서에서 또다시 직원이 서류를 ‘위조해 대형 금융 사고를 일으켰음에도 이를 제때 적발하지 못하면서 리스크 관리의 취약성을 다시 드러냈다.

특히 이번 횡령 사건은 A씨가 투자금융부 내 자금 송금부서 심사‧대출 승인 부서와에서 간부급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내부 시스템 실무를 잘 알고 있었기 떄문에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장기 근무자에 대한 순환 근무를 운영하고 중도에 내부 점검을 진행하는 등 통제 기능이 작동했다면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횡령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최근 5년 간 은행 횡령 사고 금액의 회수율이 7%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유의동 의원(국민의힘)은 “매년 반복되고, 회수도 되지 않는 횡령 사고는 소비자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며 “은행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지 않도록 당국의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일 예경탁 경남은행장은 이번 횡령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예 행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고객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횡령 자금도 최대한 회수해 은행 피해를 최소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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